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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안 OLED' 사냥 나선 中정부...업계 "10년 여유 있다" 느긋(?)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국내 기업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시장에 중국 기업들이 뛰어든다. 2020년 670억 달러, 우리 돈 70조원이 넘는 규모로 성장할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 정보디스플레이 학회(SID) 2016 전시회에 중국 티안마와 BOE가 OLED 제품을 선보였다. 중국의 티안마는 HD급 5.5인치 AM OLED를, BOE는 4.3인치 정도의 폴더블 OLED 패널을 공개했다. 두 제품 모두 접거나 말 수 있는 플랙서블 디스플레이다. 또 중국의 에버디스플레이라는 업체는 이미 지난해 4세대 규모의 OLED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소량이나마 양산에까지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주도했던 OLED 시장에 중국 후발 업체들이 완성제품을 공개한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로 해석했다. 아직 제품 수준, 즉 화질과 선명도, 또 휘거나 구부릴 수 있는 정도는 국내 제품에 크게 못미치지만,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저가 범용 제품 시장에서는 나름 경쟁도 예상된다는 의미다.

공산당 1당 체제 아래 강력한 정부 주도 산업 육성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OLED 산업 육성 의지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2014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공업정보화부는 ‘신형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계획’을 세우고, LTPS LCD와 OLED를 중점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OLED와 LCD 등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매출은 3000억 위안으로 키우겠다는 목표치까지 제시했다. 또 중국 정부의 새로운 산업 정책인 ‘중국제조 2025’에서도 OLED를 10대 핵심 성장 동력 중 하나로 꼽았다.

이 같은 중국 정부, 그리고 기업들의 OLED 시장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LCD를 대체해 가고 있는 OLED의 성장 저력과 맞물려있다. 유비산업리서치는 최근 발표한 ‘2016 OLED Display Annual Report’에서 올해 AM OLED패널 시장이 지난해 보다 약 40% 늘어난 15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약 2억7000만 개에 달하는 OLED 패널이 스마트폰과 TV, 자동차 등에 들어갈 것이라는 의미다. 이런 성장세는 삼성전자 뿐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 심지어 애플까지 OLED를 스마트폰에 사용하기 시작한 것과 관련 있다. 유비산업리서치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 보급형 모델에까지 AMOLED 패널을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AMOLED 패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여기에 애플의 아이폰에도 플렉서블 AMOLED 패널 적용이 확실시 되고 있다”고 시장 확대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내 업계 한 관계자는 “OLED에 국내 기업들이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에 나선 것이 벌써 20년 전”이라며 “향후 10년간은 국내 업체들의 독주가 계속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국가적으로 막대한 자금 지원까지 하며 밀고 있지만, 기술 노하우 격차는 쉽게 좁힐 수 없다는 의미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LCD 시장의 변화를 예로 들며 경계심을 숨기지 않기도 했다. 고가, 고급 제품이나 플랙서블 제품 등에서 격차는 유지하겠지만, 범용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중저가 제품 시장에서는 빠른 시간 내 우리 업체들과 경쟁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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