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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환점 돈 민선 6기…구청장에 듣는다-김우영 은평 구청장] “문학적 인프라ㆍ기자촌…한국문학관 은평구 유치 올인”
-“윤동주ㆍ정지용ㆍ김훈ㆍ최인훈 등 지역 연고 문인 즐비”

-“기자들 살던 기자촌 최적…통일시대 관문 지리적 위치도”



2014년 7월 1일 닻을 올린 지방자치 민선 6기가 반환점을 돌고 있다. 4년 임기 중 절반을 마친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장들은 지난 2년을 돌아보며, 남은 2년을 계획하고 있다. 정신없이 보낸 2년의 전반전이 짧게만 느껴진다.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주민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마련한 후반전 구상을 들어본다.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요즘 국립한국문학관 유치에 다 걸고 있습니다. 한눈 팔 새가 없죠. 옛 기자촌이 가지는 역사성과 근대문학의 요람이라 할 만큼 한국 대표 문인들의 발자취가 곳곳에 남아있는 은평구만큼 적당 곳이 없죠.”

집무실에서 만난 김우영 은평구청장(47ㆍ사진)의 손엔 책 한권이 들려 있다. 윤동주 시인의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다. 정지용 시인이 썼다는 시집의 서문을 소개한다. 영화 ‘동주’를 관람하다 윤동주ㆍ정지용의 공통점을 은평구에 찾았다고 한다. 시인 정지용은 녹번리 초당에서 시를 썼고 윤동주는 문인들은 은평구에 있는 숭실중학교 출신이다.



자칭타칭 문학도라 불리는 김우영 구청장은 “요즘 만큼 한국문학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해 본 적이 없다”며 웃음을 보인다. 사실 김 구청장은 성균관대 국문학과 학사 출신이다. 김 구청장은 “광장으로 유명한 소설가 최인훈도 은평에 거주했고 대표적인 분단문학의 거장 이호철은 현재 은평구 불광동 공동주택에서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며 은평구에 관련한 문인들을 줄줄이 꿰고 있다.

“왜 은평구냐”는 질문에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정지용, 이호철, 최인훈, 김훈, 조정래, 신경숙 등 문인들이 이곳 은평구에 터를 잡았다고 답했다. 김 구청장은 “가난한 문인들이 당시 문인들의 주 무대인 종로나 명동에 가까운 은평에 자리를 잡았을 것”으로 추측하면서 “북한산 등이 있어 가난했지만 문학적인 상상력을 발휘하기 더할나위 없이 좋았을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이 은평구의 가장 큰 강점으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기자촌을 꼽았다. 김 구청장은 “기자촌은 한국기자협회가 1969년 국유지를 매입해 택지를 조성, 1974년까지 기자들이 이주하면서 형성된 마을”이라며 “언론인과 언론인 출신 문학인들이 거주했던 문화예술촌이라는 역사적 상징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북부 남북통일시대의 관문인 은평구의 지리적인 위치도 국립한국문학관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라는 게 김 구청장의 생각이다. 문학은 이데올로기로 나뉜 남북을 하나로 엮어줄 끈이 될 수 있다며 국립한국문학관이 통일의 전초기지로 자리잡기를 기대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 상반기에 국립한국문학관 건립 후보지를 공모하고 하반기부터 설계에 나설 방침이다. 은평구는 전국 자치단체 24곳과 불꽃 튀는 유치 경쟁을 펼쳐야 한다. 문체부는 민간 전문가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7월께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

김우영 구청장이 집무실의 주인이 된 지 벌써 6년, 민선 6기만 따져도 2년이 훌쩍 지났다. 처음 구청장으로 당선됐을 당시인 6년 전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나이가 지긋하신 민원인이 구청장을 찾기에 ‘제가 구청장입니다’ 했더니 너무 어려(?) 보여서 그런지 믿지를 않았다”며 “구청장이 왔는데도 ‘구청장 나오라’고 소리를 치더라”며 웃음을 보였다. 당시 전국 최연소 자치단체장이던 그의 나이는 마흔 하나였다.

은평구가 최근 벌이고 있는 빚탕감 프로젝트도 잊지 않고 소개했다. 김 구청장은 “자살사건 대부분 빚과 연관이 있다”며 “빚은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했었지만 알고 봤더니 도울 방법이 있었다”고 이 사업을 설명했다. 지난 4월부터 은평금융복지상담센터는 금융 소외계층과 과다 채무자에게 구제 방안과 법적 절차를 안내하고 고금리 대출에 따른 채무조정, 신용회복의 알선과 지원 등 채무자의 경제적 자립과 회생을 돕고 있다.

남은 2년 무엇을 하고 싶을까? 김 구청장은 “그동안 새로운 실험들을 많이 했고 이젠 정착하는 단계인 것 같다. 주민들이 사업 아이템을 만들고 주민들이 투표해서 예산을 편성하는 주민참여예산을 가장활발히 하고 있다. 은평에서는 주민들이 행정주체”라고 강조했다. “이제 구정이 스스로 돌아갈 수 있어 구청장은 의회나 서울시를 상대로 외교만 하면된다”며 웃었다.

예정된 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김우영 구청장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 아쉬워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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