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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작 논란’ 조영남, ‘쎄시봉 콘서트’ 강행…최대 피해자는 공연기획사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대작 논란’에도 불구 조영남이 콘서트를 강행했다. 관객들과 쎄시봉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서 “개런티 없이 출연했다”지만 한쪽에서는 막대한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

지난 28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쎄시봉 친구들 콘서트 2016’ 무대에 조영남이 섰다. 이날 조영남 측은 “쎄시봉의 50년 넘는 우정을 지키기 위해 어려운 발걸음을 했다”고 밝혔다. 조영남은 지난 17일 ‘대작 논란’이 불거지자 예정됐던 전시회와 단독 콘서트를 모두 취소했지만 ‘쎄시봉 콘서트’만은 예외였다. 숱한 논란에도 불구 오후 3시와 7시 공연에 모두 올랐다. 조영남은 ‘우정’을 지키려 했다지만 공연 강행으로 피해를 입은 건 정작 공연 관계자들이었다.

[사진=‘쎄시봉 콘서트’ 포스터]

강행 이유 1. 조영남 노 개런티 출연으로 손실 보존?=‘쎄시봉 콘서트’는 2년 전부터 쇼플러스 엔터테인먼트(이하 쇼플러스)가 제작해 온 공연이다. 쇼플러스는 ‘쎄시봉’ 콘서트를 제작해 이를 기획사 측에 팔아 수익을 내왔지만 이 사건으로 그 동안 해오던 ‘쎄시봉 콘서트’ 제작을 계속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쇼플러스 관계자는 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건이 일어나기 전 예매한 팬들이 많이 있어서 약속을 지키려고 한 것”이라며 “윤형주, 김세환씨도 피해를 보게 될까 봐 조영남씨로서도 신의를 지키기 위해 강행했다”고 밝혔다.

강행에 있어 또 하나의 변수는 조영남의 개런티(출연비)였다. 쇼플러스 측은 “개런티를 떠나 공연을 해야겠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었으나 조영남씨가 노 개런티로 출연하겠다고 해 그나마 손실을 만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획을 맡은 이디 엔터테인먼트(이하 이디엔터) 측도 “공연 전반에 투입 비용은 거의 이디 엔터가 지불하기 때문에 조영남의 개런티가 낮아지면 이디 엔터가 지불하는 총 금액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콘서트의 경우 출연 아티스트의 개런티(출연비)가 제작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피해 보존이 가능했다는 말이다. 양 측 모두 ‘개런티’ 때문에 강행한 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개런티가 수익정산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강행 이유 2. 위약금 때문?=쇼플러스와 이디엔터는 “조영남 측과 기획사, 제작사의 합의 하에 공연강행을 결정했다”고 입을 모아 말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위약금’을 가장 큰 이유로 들기도 했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공연이 취소됐을 경우 누구 책임이냐에 따라서 기획사와 제작사 둘 중 하나가 위약금을 물게 된다”며 “이번 공연 강행 이유도 이 위약금을 피하기 위한 결정이었을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쇼플러스와 이디엔터 모두 “위약금에 대해서는 자세한 사항을 말해줄 수 없다. 공연 강행은 모두의 합의 하에 나온 결정”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표면적으로는 기획사와 제작사 모두 “관객들과의 신뢰를 지키기 위함”이라고 공식적인 입장을 반복했지만 속은 곪아있는 상황이다.

진짜 피해자는 제작사가 아니라 ‘공연 기획사’= 제작사도 제작사지만 사실상 가장 큰 피해자는 공연기획사 이디엔터테인먼트(이하 이디엔터)다.

공연 제작사 쇼플러스는 약 6개월 전 공연 기획사 이디 엔터테인먼트에 ‘쎄시봉 콘서트’의 부산공연 판권을 팔았다. 업계에선 제작사가 아티스트와의 협의를 통해 공연을 제작한 뒤 서울 등의 공연 판권을 소유하고, 지역별로 일부 공연기획사와 판권을 사고 파는 경우가 흔하다. 쎄시봉 콘서트 역시 이 같은 사례다. 


이디 엔터테인먼트는 쎄시봉 콘서트의 부산공연 판권을 산 뒤 대관부터 홍보, 티켓 판매까지 모두 일임하게 됐다. 일정 금액을 주고 판권을 팔았기에 공연은 쇼플러스의 손을 떠났으며, 저조한 티켓 판매, 막대한 홍보 비용에 대한 손해는 이디 엔터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쎄시봉 콘서트의 이날 부산 공연은 벡스코 오디코리움에서 진행, 2회 공연 총 5200석 중 1600여석(1회 700여석, 2회 900여석) 밖에 채우지 못했다.

쇼플러스 관계자 역시 “기획사의 경우 티켓을 팔아서 수익을 내는 구조인데, 이번 쎄시봉 콘서트의 강행으로 기획사인 이디엔터가 큰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부산 기획사 측에서 티켓을 더 팔 수 있는데도 불구, 공연을 열흘 앞두고 ‘대작 사건’이 일어나면서 티켓 판매가 저조해졌고, 이미 예약해 놓은 사람들에게도 취소표가 나왔다”며 “마지막으로 가장 잘 팔리는 시기에 그렇게 되서 기획사가 가장 큰 손해를 보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디엔터도 공연 강행으로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디엔터 관계자는 지난 28일 “보통 공연이 임박해 표가 가장 많이 팔리는데 ‘대작 사건’ 이후 사실상 예매가 올 스톱(All-Stop)됐다”며 “티켓이 얼마나 팔리느냐에 기획사 수익이 달린 부분인데 대관 비용은 채워졌지만 홍보 비용도 꽤 들어간 상황으로 손실이 크다”고밝혔다. 또 “아직 확실한 수치가 나오진 않았지만 민원이 빗발쳤고 취소표도 꽤 나왔다”며 “공연 당일 현장 예매율도 저조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표를 사는 건 대부분 공연 취재를 위한 기자들 10여명뿐이었다.

이디엔터가 떠안은 손실은 판권을 넘긴 공연 제작사 쇼플러스에서도 함께 짊어질 것으로 보인다. 쇼플러스 측은 “제작사에게도 책임이 있기 때문에 (쎄시봉 콘서트에 대한) 손익 계산을 정산 중”이라고 밝혔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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