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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락산 등산객 살인사건] “사람 많이 다니는 등산로도 못가겠다” 경악
-강남역 사건 이어 이번에도 ‘묻지마 살인’ 가능성
-시민들 “도심도, 산도 맘놓고 다닐 수 없다니…”
-피의자 김모씨 노원경찰서 출석, 묵묵부답 일관



[헤럴드경제=구민정ㆍ유오상 기자] 수락산 등산로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 ‘묻지마 살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강남역 살인 사건으로 인해 여성을 상대로 한 묻지마 범죄에 대한 공포가 커진 가운데 이번 수락산 사건으로 인해 묻지마 범죄에 대한 사회 전반의 우려는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 29일 오전 5시 32분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등산로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장소 근처에 설치된 CCTVㆍ목격자가 없어 수사에 난항을 겪을 뻔 했던 이번 살인 사건은 피의자 김모(61) 씨가 사건 발생 사건 13시간 만인 29일 오후 6시30분께 경찰에 자수하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와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져 이번 사건이 원한과 같은 특별한 동기없이 일어난 살인 사건일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29일 발생한 수락산 살인사건 피의자 김 씨가 30일 오전 9시께 재조사에 응하기 위해 서울 노원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김 씨는 취재진의 이어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아직 사건 조사가 진행중에 있지만 이번 사건 역시 ‘묻지마 범죄’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난 17일 강남역 부근 상가건물 화장실에서 발생한 강남역 살인 사건과 더불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시민은 불안하다. 직장인 박상아(27) 씨는 “외국 여행 다니면서 우리나라는 그래도 치안이 좋은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더이상 그런 것 같지도 않다”며 “늦은밤 인적이 드문 곳도 아니고 해 뜨는 새벽에 사람들이 많은 등산로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이제 얼마나 더 조심해야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지 답답하다”며 두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이번 살인 사건이 발생한 수락산은 산세가 험하지 않고 도심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산이어서 등산객들 사이에선 이번 살인사건의 충격이 더 크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등산객 황진경(53ㆍ여) 씨는 “상계동에서 올라가는 코스는 수락산 등산의 기본 코스라 매번 이 루트로 올라간다”며 “거기서 누가 죽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살인범이 그런 흔한 등산로에서 흉기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너무 무섭고 떨린다. 2~3명이서 같이 다니더라도 칼 든 사람은 못 당해낼 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묻지마 범죄’는 결국 절제되지 못한 분노 표출의 한 현상이라고 말한다. 공정식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특별히 범행 동기가 없는 사건의 범인은 대체로 사회에 대한 분노가 있고 자신의 처지에 대한 비관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이 직접적인 동기는 아니다”며 “그래서 피해자를 고를 때에도 큰 기준이 없고 눈에 띄면 그냥 죽이는 식”이라며 묻지마 범죄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공 교수는 “최근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 시민들이 더욱 큰 공포심을 느낄 수 있다”며 “결국 피의자들을 사회 안으로 끌어들여 분노를 제어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피의자 김 씨는 강도살인죄로 15년간 복역한 후 올해 1월 출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씨는 29일 자수한 뒤 범행에 사용한 29㎝ 과도를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역 뒷편 주택가에 버렸다고 진술해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30일 오전 9시께 재조사에 응하기 위해 서울 노원경찰서로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이어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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