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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해의 상징 ‘베르됭’에서 손 맞잡은 유럽 두 정상의 경고…“자기 문제만 몰입할 위험에 처해 있다”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화해의 상징인 프랑스 베르됭에서 프랑스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한 목소리로 “유럽이 분열돼 자기 문제만 몰입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난민위기,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잇따른 테러와 극우세력의 확장,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하나의 유럽’에 제동을 걸고 있는 최근 일련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다.

프랑스와 독일 양국 정상은 29일(현지시간) 13만 명의 프랑스와 독일군 무명전사자가 합장된 베르됭 두오몽 납골당에서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을 붙이고 손을 맞잡았다. 이날은 제1차 세계대전 최악의 전투로 꼽히는 베르됭 전투가 있은 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다.

프랑스와 독일 양국 정상이 제1차 세계대전 최악의 전투로 꼽히는 베르됭 전투 100주년을 맞아 29일(현지시간) 함께 손을 잡고 유럽의 통합을 역설했다. 프랑수아 올랑드(오른쪽)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양국 화해의 상징인 프랑스 베르됭 소재 13만 명의 프랑스와 독일군 무명전사자가 합장된 두오몽 납골당에서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을 붙이고 손을 맞잡았다. [사진=게티이미지]

메르켈 총리는 이날 행사에 참가한 4000명의 프랑스와 독일 청소년에게 국수주의적 사고의 위험을 경계하면서 “21세기 도전은 함께 힘을 모을 때만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20세기 재앙으로 우리는 서로 차단하지 않고 열려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도 “유럽이 분열돼 자기 문제만 몰입할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우리의 신성한 의무는 베르됭의 파괴된 땅에 적혀 있다. 우리 공동의 집인 유럽을 지켜야 하며 그렇지 않을 때는 역사의 폭풍우에 노출된다”고 경고했다.

일본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나란히 참석한 뒤 유럽에 돌아와서도 올랑드와 메르켈은 아침부터 온종일 베르됭 일정을 함께 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아침 많은 비가 내리는 속에서 1만1000여 명의 독일군 전사자가 묻힌 독일군 묘지에서 메르켈 총리를 맞았다. 양국 정상은 베르됭 주변에 있는 이 묘지에서 독일군 희생자에게 헌화하고서는 우산을 나눠 쓰고 몇 분간 함께 묘지를 걸으며 둘러봤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베르됭 시청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올랑드 대통령이 초대해줘서 아주 영광스럽다”면서 “우리는 미래에도 베르됭의 기억을 깨어 있도록 해야 한다. 과거를 기억하는 이들만이 그것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우리(독일, 프랑스)는 화해했고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1차 대전 중인 1916년 약 10개월 동안 이어진 베르됭 전투에서 프랑스군은 16만3000명, 독일군 14만3000명이 각각 전사하고, 수십만 명이 부상을 당해 베르됭 전투는 1차 세계대전 최악의 전투로 꼽힌다. 당시 약 6000만 발의 포탄이 전장에 떨어졌으며, 그 중 1/4 가량이 터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100년이 지난 지금도 불발판 폭발 위험 때문에 베르됭에서는 건축과 농사가 금지돼 있다.

지난 1984년 프랑수아 미테랑 당시 프랑스 대통령과 헬무트 콜 서독 총리가 베르됭 두오몽 납골당 앞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프랑스 국가가 연주될 때 손을 맞잡은 장면은 양국 화해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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