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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 구하기 전쟁’에 눈물짓는 독일行 이민자들…유럽 밟기 성공해도 어려움은 여전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독일 함부르크에서 집을 찾고 있는 시리아인 이민자 부스타니 라드완은 벌써 주택 7곳을 돌아봤지만 계약할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했다. 라드완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팀 게링거는 약 50군데를 돌아봤다. 그는 “벌써 네 달 동안 집을 찾아 다녔다. 공부할 시간도 겨우 만든다”고 말했다.

유럽땅에 도착했다고 끝이 아니다. 이민자들은 집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 독일 땅에서 또 한 번 장애물과 마주한다고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지난해에만 100만명이 넘는 이민자들이 독일 땅을 밟으면서 집 구하기 경쟁에는 한층 더 불이 붙었다. 이들 중에는 본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이들도 있지만 60% 이상이 머물 자격을 얻는다.

[사진=게티이미지]

도시 집중 현상이 집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는 원인 중 하나다. 젊은 독일인들이 전원을 떠나 도시로 몰리면서 상위 5개 도시의 인구는 2000년 이후 10% 증가했다. 한 해 평균 6만명이 늘어난 셈이다.

이민자들은 독일어가 유창하지 못한 탓에 주택 확보 경쟁에서 불리하다. 독일의 주택 관련 법률이나 제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약점이다.

독일도 주택 건설과 투자를 늘리며 최대한 대응에 나섰다. 새로 건설된 주택의 수는 2009년 15만9000 채였으나 지난해에는 27만 채에 달했다. 그러나 정부는 이 조차도 부족하다고 본다. 한 해 당 35만 채는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주택 건설을 위한 투자액은 10억유로에 이르렀다. 2017년에는 이 금액이 15억유로로 증가할 예정이다.

함부르크에서는 공공 주택 프로그램에서 공급되는 주택의 수가 한 해 6000채에서 1만채로 늘었다. 도로시 스타펠펠트 함부르크 주택 정책 책임자는 “이 프로그램으로 긴장 상태가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님비 현상’이 또 하나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이민자들을 위한 새 주택 건설 계획에는 동의하지만 자신이 사는 동네에 짓기를 원치는 않는다는 의미다. 특히 부유한 지역의 거부감이 심하다. 스타펠펠트 책임자는 “사람들은 대체로 호의적 태도는 보이지만 동시에 ‘우리집 뒷마당에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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