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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안 된다더니… 아전인수 경선 예측 대실패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가 결국 자력으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수 있게 됐다. 24일 워싱턴 주(州)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수(1237 명) 보다 한 명 많은 1238 명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가 후보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던 예측들은 완전히 빗나갔다.

올해 미국 공화당 경선은 트럼프로서는 억울하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편파적으로 치러졌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트럼프의 언행에 주류 정치인 대부분이 반(反) 트럼프 노선을 취했고, 주류 언론들도 트럼프 때리기에 골몰했다. 무제한적인 선거 자금이 흘러드는 외곽 선거운동조직인 슈퍼팩들 역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트럼프 비판 광고를 내보냈다. 트럼프는 외부의 자금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한 채 자기 돈으로 경선을 치러야 했다.

신문으로 만든 요리를 먹는 다나 밀뱅크. 출처=워싱턴포스트 페이스북 동영상 캡처

그러한 편파성은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할 판세 예측에도 반영됐다. 영국 BBC방송은 “우리가 이번 공화당 경선에서 배운 한 가지는 모든 선거 예측이 정말 바보 같았다는 사실”이라고까지 했다.

대표적인 것은 AP통신이 지난달 18일 했던 대의원 수 계산이다. 당시는 트럼프가 744명의 대의원을 확보하고 있던 시점으로, 다수 언론이 트럼프의 대의원 과반 확보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 예측했다. 이에 중재 전당대회에서 주류 후보를 추대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제시됐다. AP통신은 당시 트럼프가 압승에 압승을 거듭하면, 오늘 6월 7일 있을 5개주 경선까지 최대 1238명의 대의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불과 2주 정도가 지난 뒤 이는 완전히 틀린 예측이었던 것으로 판명됐다. 트럼프가 뉴욕ㆍ인디애나주 등에서 압승하며 유력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사퇴했기 때문이다. 결국 아직 303명의 대의원이 더 남아 있음에도 트럼프는 AP가 예측한 대의원 수를 확보하게 됐다.

자체 개발 예측시스템으로 지난 선거 결과를 정확히 예측했던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도 체면을 구겼다. 그는 지난해 “우리의 예측시스템에 따르면 트럼프는 결코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공화당 경선 주자가 17명이나 됐던 당시 트럼프의 지지율은 20%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나머지 80% 이상은 트럼프를 싫어한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이같은 주장을 반복했지만, 결국 그의 최종 승리가 확실해지고서야 자신의 오류를 인정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 “트럼프가 당선되면 이 칼럼을 먹어버리겠다”고 썼던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 다나 밀뱅크는 지난 12일 신문지로 만든 요리를 먹는 모습을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해야 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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