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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맨드라미 그림 15년…“지겹지 않아요, 매해 다르니까”
-김지원 작가, 20~6월 25일 PKM갤러리서 개인전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김지원(55ㆍ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학과 교수) 작가는 15년 넘게 맨드라미를 소재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물론 여러 연작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강렬한 게 ‘맨드라미’였다.

김지원 작가가 맨드라미 연작을 비롯한 회화 작품들로 PKM갤러리(서울 종로구 삼청로)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2014년 ‘제15회 이인성미술상’을 수상하고, 지난해 대구미술관에서 전시를 열었던 작가가 PKM에서 6년만에 여는 전시다. 미발표 신작 26점으로 전시를 꾸렸다.

작가가 맨드라미를 처음 ‘발견’한 건 15년전 쯤이었다. 


맨드라미, 린넨에 유채, 228×182㎝, 2015 [사진제공=PKM갤러리]

“고향이 경기도 과천이었어요. 초등학교 때 서울로 전학을 갔는데 방학 때마다 고향에 갔었죠. 그런데 그 때만 하더라도 맨드라미에 대한 기억이 없었어요. 고향에서 분명 봤을텐데 말이죠.”

독일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30대가 돼서야 강원도 어느 분교 화단에서 맨드라미가 눈에 들어 왔다.

“파란 하늘 하래 빨간 맨드라미가 너무나 강렬했어요. 질감이 수건 같기도 했고, 식물인데 동물 같기도 했고요.”

그 때부터 경기도 안성 작업실에서 맨드라미를 키우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작업실을 포천으로 옮기면서 맨드라미도 같이 옮겼다.

“씨앗만 가져오면 됐어요. 그만큼 번식력이 강했으니까.”



김지원 작가. [사진=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작가는 번식력 강한 맨드라미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봤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의 꿈틀거림은 매번 다른 모습으로 다가 왔다.

“한해 한해 다르더라고요. 그릴 때마다 제 심리 상태도 달랐고요. 끈질기게 질문하는 거예요. 맨드라미에게. 그리고 저 자신에게.”

다 자라봐야 1m 안팎. 그러나 캔버스 속 맨드라미는 사람 키를 훌쩍 뛰어 넘는다. 보는 이를 움츠러들게 하는 ‘숭고미’가 있다.

“스러진 겨울 맨드라미에서 장엄함을 느꼈어요. 꽃 한송이에서 거대한 자연 풍경을 대하는 것 같았죠.”

수년간 같은 소재를 다루면서 지겨운 적은 없었을까.

“오히려 보는 사람들이 그런 질문을 많이 해요. 지겹지 않느냐고. 그런데 지겨웠다면 안 그렸겠죠. 제겐 (그림의 소재가 되는) 놀이터가 3~4개 쯤 있어요. ‘사회적 풍경’들로 이뤄진 놀이터죠. 맨드라미는 그 놀이터 중 하나일 뿐이에요.”

한편 박경미 PKM갤러리 대표는 김지원 작가에 대해 “정통 회화의 힘을 웅변적이고 지적(elegant)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평했다. 전시는 6월 26일까지.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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