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리더스카페]‘스님의 비밀’외 신간 다이제스트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스님의 비밀(자현 지음, 조계종출판사)=출가에서 열반까지 도량석에서 취침까지 스님들이 어떻게 수행하고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았다. 궁금하지만 물어보기 힘들었던 스님의 일상사다. 스님이 되기 위해선 치열한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법명조차 없는 ‘행자’ 단계를 거쳐 사미(니)가 되려면 5급 승가고시를 통과해야 한다, 이어 최소 4년의 강원 과정을 마치고 나서 또 4급 승가고시를 봐야 한다. 이후 2년의 전문 과정이나 4번 이상 안거 혹은 석박사 학위를 따야 3급 승가고시를 볼 수 있는 요건을 갖춘다. 3급을 따야 비로소 조그마한 사찰의 주지라도 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왜 스님들은 회색옷을 고집할까? 왜 절에서는 새벽 3시에 일어날까? 절에 가면 왜 밥을 줄까? 절은 왜 세 번 할까? 등에 대한 답도 들을 수 있다. 책은 정설과 역사 그리고 오해와 실수 등을 근거를 들어 명확히 밝히고 있다. 가령 한국의 스님들이 9시에 취침해 새벽 3시에 일어나는 건 경전에서 ‘3때를 주무셨다’는 표현을 잘못 오해한 것. 인도에서는 하루를 8시간으로 나누기 때문에 9시에 자고 6시에 일어났다는게 맞다는 얘기다. 불교 안팎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비교 검토해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단순한 삶(샤를 와그너 지음, 문신원 옮김, 판미동)=최근 유행이 되고 있는 ‘심플라이프’의 원조이자 바이블. 영감어린 저술 활동으로 프랑스 개혁신앙에 큰 영향을 미친 진보적인 목사 샤를 와그너가 바스티유 빈민가 작은 아파트에서 검소하게 생활하며 저술한 책이다. 1895년 프랑스에서 첫 출간된 이 책은 존재의 행복과 힘과 아름다움은 단순함의 정신에 그 원천을 두고 있으며, 단순한 삶이 곧 가장 인간적인 삶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프랑스 한 가정에서 결혼식을 준비하는 지난한 풍경을 통해 가장 행복해야 하는 시긴에 복잡한 준비과정으로 피폐해지고 사랑마저 흔들리게 되는 모습을 서두에서 꺼낸 저자는 일하는 동기가 오로지 월급이 전부인 사람들에 대한 비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욕구를 통제하지 못해 갈수록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소유욕 등에 대해 지적해 나간다. 저자는 생각과 말, 의무, 욕구, 기쁨, 돈, 명성, 가정생활, 사회생활 등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는 단순함의 법칙을 들려준다. 한 예로 “음식, 옷, 집에 대한 취향의 단순함은 독립과 안전의 원천”이라며, “집과 옷에 기품과 매력을 불어넣기 위해서 꼭 부자일 필요는 없다. 훌륭한 안목과 선의만 있으면 된다”고 말한다. 최근 방법론적인 심플라이프 열풍과 비교해 단순함은 마음가짐에 있음을 강조한 점이 다르다.

그런 일(안도현 지음, 삼인)=“시인을 핍박하는 시대가 한 구비를 돌 때까지 시를 쓰지 않겠다”고 손을 놓은 안도현 시인이 산문으로 돌아왔다. 14년에 걸쳐 써온 산문들이다. 그 속에는 시인의 성장기부터 지금까지 50여년의 그의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경북 예천에서 출발해 안동, 대구, 여주, 전라도 전주로 이어지는 지리적 이동의 이력서와 문학소년에서 전교조 해직교사로, 전업 작가로, 대학에서 시를 가르치는 교수로 옮겨온 변천사가 서로 맞물리면서 안도현 문학의 질료들이 어떻게 생성, 변화돼 왔는지 만날 수 있다. 여기에는 ‘서울로 가는 전봉준’과 널리 알려진 ‘너에게 묻는다’를 비롯한 주요 작품들의 이야기도 들어있다. 책은 시와 문학에 대한 생각을 담은 글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시와 문학이 세상의 눈으론 ‘헛것’을 쫒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삶을 돌아보게 하거나 지친 이에게는 이 세상이 살아볼 만한 곳임을 가르쳐”준다고 말한다. 그럼으로써 세계와 사람들 속에 피가 돌게하는 없어서는 안될 양식이라는 것. 그에게 좋은 시란 “시간을 녹여서 쓴 흔적”이 있고, “말 하나에 목숨을”거는 시이며, “가슴과 손끝으로 하는 연애”같은 시다. 각 글에는 작가의 시편들이 전문 인용돼 한 권의 조촐한 시집을 읽는 즐거움을 준다.


/mee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