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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상보다 ‘쎄다’… 중견 조선사들 분위기 ‘급랭’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지옥에 와 있는 상황입니다”

중견 조선사들의 분위기가 급랭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가 전격적으로 결정되면서 구조조정 칼날이 여타 중견조선소로 확산될 것이란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다음은 SPP조선 차례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PP조선의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SPP조선을 인수 하려던 삼라마이더스(SM)그룹은 “채권단이 추가 가격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아 현 수준에서는 인수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SM그룹은 올해 3월 사천조선소를 인수키로 하고 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두달만에 협상이 최종 결렬된 것이다.


SM그룹측이 SPP조선 인수를 포기한 것은 실사 과정에서 부실이 추가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SM그룹측은 인수가격을 625억원을 추가로 낮춰달라고 채권단 측에 요청했지만 채권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재매각 등 여타 대안을 준비중이다.

SPP조선이 청산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채권단 관계자는 “매각 협상이 결렬됐다. 제 2의 대안으로 청산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PP조선은 파생상품 손실 8000억원과 신규 계열사 투자 실패 등으로 인해 1조2000억원의 영업외손실을 냈고, 지난 2010년 5월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지난 2010년 자율협약이 시작된 성동조선해양과 대선조선도 운명이 촌각에 달려있다. 성동조선은 채권단이 2조원 넘게 지원했지만 여전히 적자다. 올들어 수주건수도 단 한 건도 없다. 금융당국은 법정관리 전환 여부를 조만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성동조선 채권단은 이달 말까지 스트레스 테스트(재무건전성 검사) 결과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한다. 성동조선해양의 수주 잔량은 40척 가량으로 1년여 동안 건조하고 나면 더이상 일감이 없게 된다. 성동조선은 삼성중공업과 경영협력을 진행중이지만 올들어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했다. 대선조선도 성동조선해양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크다.

중견 조선사들이 법정관리, 청산 등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당장 수주가 시급한 상황이다. 오는 6월 6일부터 5일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선박박람회에서 수주를 해오는 것이 최우선 숙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중국 조선사들의 저가 물량 공세를 한국 조선사들이 버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주들에게 기술력을 어필할 수 있는 자리다. 사즉생의 각오로 수주를 해와야 한다는 절박함 사내에 퍼져있다”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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