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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 반기문의 정치심리학
노련한 외곽 때리기인가? 화려한 외교 행보인가? 반기문 UN사무총장이 1년 만에 미묘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해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반 총장은 유력한 대권주자로 자리잡은 만큼, 그에 대한 검증은 불가피해졌다. 그렇다면, 무엇을 검증할 것인가? 눈여겨봐야 할 3가지가 있다.

우선 인간성(personality)이다. 인간 반기문의 됨됨이를 보아야 한다. 그가 ‘스펙’ 좋고, 지역 좋고, 여론 좋은지는 누구나 안다. 그의 스펙은 우리 청소년들의 로망이다. 충청도 대망론을 가슴속에 품고 있는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 ‘충청포럼’을 만들었고, ‘청명회’와 ‘백소회’를 만들었으며, ‘반사모’를 만들었다. ‘세계 외교 대통령’이라는 브랜드, 이보다 더 화려한 대선 주자는 없다. 그는 다방면에서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손학규 등 다른 주자들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정치공학적 관점으로만 본다면, 반 총장이 내년에 19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상당히 커 보인다. 

그러나 정치심리학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미지수요, 미검증 상태나 다름없다. 요즘 같은 감성시대에 국가지도자를 선택하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그의 인간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인간성의 핵심은 성격이다. 심리학적인 ‘작용-반작용’의 원리라고 할까? 제임스 바버의 ‘박동이론’을 적용하면, 내년 대선에서는 조용하고 꼼꼼한 ‘내향형’보단 활발하고 화통한 ‘외향형’의 성격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데 유리할 것이다. 내향적인 박근혜 대통령이 소통부족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다음 대선에서 국민은 부지불식간에 소통에 능한 외향적인 대통령을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행히 반 총장은 관료출신이지만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것 같다. 친화력도 있고 인간관계도 원만하다고 한다. 다만, ‘기름 장어’라는 그의 별명처럼 처세술에 능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곤란하다. 신뢰성 부족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그의 화법(話法)이다. 그의 말이 분명하고 콘텐츠가 있는지, 아니면 애매모호하거나 두루뭉수리하고 빈말이 많은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반 총장은 거짓이 없고 진실한 사람이라는 평이 많지만, 최근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반 총장에 대해 “말을 잘 못하고 순발력이 부족하다”며 ‘최악의 사무총장’이라 혹평하기도 했다. 뼈아픈 대목이다.

세 번째로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은 ‘내공’이다. 정치력 또는 권력의지라고 할까? 대한민국 대통령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독특한 자질이다.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꿈쩍하지 않는 내공을 갖춰야 훗날 대통령이 된 뒤에 북한 김정은이 엄포를 놓아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 것 아닌가? 고건, 정운찬 등 관료나 학자 출신 대선주자들에게 가장 부족한 대목이 바로 이 내공이었다.

내공? 거의 미검증 상태라고 봐야 한다. 반 총장은 이번 방한 기간에 싫든 좋든 국민에게서 정치심리학적인 검증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국민은 반 총장의 방한 행보에 대해 노련한 외곽 때리기인지 화려한 외교행보인지 평가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반 총장의 이번 방한은 대선 가도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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