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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한국문학, 이런 일 화제가 안될 만큼 많은 일 생길 것”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우선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요. 영국에 갈 때는 굉장히 가벼운 마음으로 갔어요. 수상할 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고요. 상을 받고 나서 기뻐해 주시고 고맙다고 해주신 분도 계셔서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헤아려보려고 노력하면서 1주일이 갔어요.”

지난 17일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24일 홍대 인근 카페콤마에서 수상 및 신간 ‘흰’ 출간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한강이 맨부커상 수상이후 공식적으로 밝히기는 처음이다.

한강은 수상 당시 현실감이 없었다고 밝혔다. “시차때문에 졸린 상태였고, 현실감 없는 상태에서 상을 받은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11년전에 쓴 소설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에 걸쳐 이렇게 먼 곳에서 이 상을 준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다고 할까요, 그 당시에는 기쁘다기 보다는 참 이상하다는 느낌이었어요.”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한강은 “‘채식주의자’를 완성한게 11년 전이고 책 출간은 9년전이라 지금은 그 소설에서 많이 걸어나왔다”고 말했다. 자신의 소설쓰기는 한 소설의 끝이 다음 소설의 시작으로 이어지는 방식이라며, ‘채식주의자’가 던진 폭력과 아름다움이 뒤섞인 세계에서 산다는 건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은 ‘바람이 분다 가라’로, 또 ‘소년이 온다’로 계속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버러 스미스와의 특별한 교감도 밝혔다. “번역은 톤, 목소리의 질감 같은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데버러 스미스는 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번역이에요. 영해가 악몽 꾸고 말하는 대목이 있는데, 독백하는 느낌을 정확하게 그 톤 그대로 담아내 마음이 통했다고 생각했어요.”

한강은 한국문학의 해외진출과 관련, “저는 한국문학 속에서 자라난 사람”이라며, “한국문학에 커다란 애정도 있고 빚도 있다. 한국문학이 이젠, 이런 일이 화제가 되지 않을 만큼 많은 일들이 생길거라고 믿고 이제 시작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좋은 번역자도 많이 생기고 외국 편집자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한강은 ‘채식주의자’의 갑작스런 인기와 관련, 독자들이 한국작가들의 훌륭한 작품이 많은데 많이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바랬다.
“저는 책이 많이 팔리던 사람이 아니고요. 맨부커상 후보로 나오기전까지 2만부 정도 나간걸로 알고 있어요. 많이 나간 거라 생각했어요. 지금도 그런 마음이고요. 1년동안 2000부 정도 읽어주신 거잖아요.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조금 많이 읽어주신다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겠죠. 어려운 소설, 시는 없다고 생각해요. 질문으로 생각하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맨부커상 수상직후 전국 서점에서 25만부 선주문이 들어온 이후현재 35쇄 46만2000부가 제작됐다. 영국 런던에서는 수상직후 2만부 증쇄 들어갔데이어, 추가 2만부 재쇄 들어갔다. 미국에서는 페이퍼백으로 8울23일 출간될 예정이다.

이번 간담회는 한 작가의 구간과 신간을 준비한 두 출판사, 창비와 난다가 함께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이례적이다. 이는 한강의 의사가 우선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출판사측은 밝혔다.

한강의 신작 소설 ‘흰’은 2013년에 기획, 3년 만에 선을 보이게 소설.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 절대로 더럽혀질 수가 없는 삶과 죽음의 동일한 이름으로서의 ‘흰’은 한 권의 소설이지만 65편의 시가 실린 한 권의 시집으로 도 읽힐 수 있다. 시인이면서 소설가인 한강의 역량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강은“‘ 흰’이란 소설은 삶과 죽음 사이, 눈과 진눈깨비 사이, 수의와 배냇옷 사이, 흰손수건과, 흰나비까지, 흰것에는 삶과 죽음이 들어있는 것 같다”며, 그런 흰 것들, 투명하고 깨지지 않는 것들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강 작가는 ‘흰’에 사진작업을 한 차미혜 작가와 협업의 일환으로 2016년 6월 3일부터 26일까지 성북동 갤러리 스페이스오뉴월에서 한 달 간 전시를 갖는다. ‘소실점Vanishing. Point’이라는 주제의 전시에서 한강은 ‘흰’을 모티브로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강은 수상 이후 글 쓰기와 관련, “ 글을 쓰면서 책의 형태로 드리는 게, 제 방에 숨어서 글을 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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