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016 마블런]31도 무더위에 헉헉…히어로는 지쳤어요, 땡뼡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 맨’과 함께 서울 달리다

-마블 마니아들 모여서 ‘히어로 코스프레’ 뽐내

-‘히어로’들과 레이스… 어벤저스 합류한 느낌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한반도가 이례적으로 ‘5월 폭염’으로 시리는 30도가 훌쩍 넘는 날씨 속에서 서울 월드컵 공원내 평화의 광장 마블의 히어로들이 한 데 모였다. 참가자들은 캡틴 아메리카의 ‘비브라늄’ 방패를 들고 아이언맨의 ‘마스크’를 쓴 채 코스를 내달렸다. 당장에라도 하늘에서 스파이더맨이 등장해 영화 ‘시빌 워’처럼 영웅들의 활약이 펼쳐질 것 같아 뛰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무더위와 싸우며 연신 굵은 땀방울을 뿜어대는 인간적인 ‘히어로’의 모습이었다.

22일 헤럴드경제와 (주)스포맥스코리아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아시아 최초 마블 테마의 달리기행사인 ‘2016 마블런’대회를 1만명의 영웅들과 함께 뛰어봤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이미 공원은 검은색과 파란색 등 등급에 따른 마블 유니폼을 입고 활개 하는마블 마니아로 가득했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각종 히어로 장비들도 활개 쳤다. 이걸로도 부족한 몇몇은 헐크 등 히어로들의 특징을 담은 페이스 페인팅으로 ‘덕력’을 과시했다.



이번 마라톤은 레이스임과 동시에 축제였다. 이들은 달리기 위해 나온 만큼이나 캐릭터 이름을 외치는 등 마블 팬들이 한데 모인 분위기 자체를 즐기러 온 것처럼 보였다. 모르던 사람들도 서로의 ‘코스프레(분장)’를 보며 웃으며 같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 특히 캡틴 아메리카와 똑같은 분장을 한 시민에겐 사람들이 몰려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등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오프닝 행사는 이들을 위해 부스별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또한 준비했다.

오후 4시. 간단한 스트레칭과 함께 레이스를 시작한 이들의 얼굴엔 여전히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변수는 역시 30도를 웃도는 날씨였다. 출발과 함께 온몸은 이내 땀방울로 젖었다. 몇몇 참가자들의 초반 전력질주는 별 장비 없이 매번 전력질주로 상대를 추적하는 캡틴 아메리카 모습을 보는 듯했다. “스파이더맨이다!”라는 주변 참가자 말과 함께 7km는 우습다는 양 바람도 안 통하지 않을 것 같은 스파이더맨 복장 참가자가 러닝에 나서기도 했다. 그들 사이에서 뛰니 어설프게나마 ‘어벤저스’ 일원이 된 느낌이 들었다.



난지천 공원을 돌아 노을 공원을 옆에 두고 있는 3.5km. 뜨거운 태양과 턱까지 차오르는 거친 숨에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덥고 무거워 보이기만 하는 복장의 히어로들 의지는 꺾이지 않은 듯했다. “따로 둘 데도 없고 이렇게 된 거 끝까지 함께 달린다”는 한 아이언 맨 참가자 말은 영화 ‘아이언맨3’ 초반부 어떠한 상황에도 기계 안에 있길 고집하던 ‘토니 스타크’를 떠올리게 했다. 한편 스파이더맨 참가자는 더는 보이지 않았다.

‘내 안에 잠든 히어로’를 모두 깨우는 데 성공했기 때문일까. 7km 러닝은 포기자 한 명 없이 파이팅 있게 마무리됐다. 중간중간 코스별로 마련돼있던 3가지 깜짝 이벤트는 힘들 때쯤 등장해 참가자들을 즐겁게 했다.

오후 5시 30분. 무더위와 사투는 끝났지만 신나는 축제는 이어졌다. 이들은 서로의 완주를 축하하며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영화 속 ‘어벤저스’는 모두 흩어져있지만 마블런 참가자들은 ‘덕력’으로 똘똘 뭉쳤다. 축하무대를 꾸민 ‘에이핑크’와 ‘에픽하이’가 이들의 단합을 북돋웠다. 7km에 2시간여의 애프터 파티까지 더해 녹초가 됐지만 다른 이들의 열기는 여전히 뜨거워 보였다.

이번 마블런은 ‘내 안에 잠든 히어로를 깨워라!’는 슬로건과 함께 마블 히어로 마니아들을 위해 개최된 행사다. 행사 공식일정이 끝나고도 이야기꽃을 피우던 마니아들은 한참 후에야 일상으로 돌아가며 ‘내 안에서 깨어난’ 히어로들과 함께 다음 행사를 기약했다. 내년엔 토르의 망치라도 만들어 와야겠다.

yul@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