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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불매운동’에도 아랑곳 않는 오너들…자산은 오히려 크게 늘어
-남양유업 ‘갑질’ 불매운동에도 홍원식 남양 회장 자산 급증
-실적악화에도 ‘연봉 16억원’ 증가세, 매년 ‘배당금 4억원’
-‘대장균’ 동서식품 불매운동 당시 오너가 400억대 배당잔치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ㆍ윤현종 기자] 2013년 5월 남양유업의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욕설과 막말을 하는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이른바 ‘갑질’ 논란이 일었다. 

‘대리점 밀어내기’ 파문으로 촉발된 남양유업의 갑질논란은 이후 소비자의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면서 2013년 남양유업은 17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갑질논란 3년이 지난 현재 소비자의 불매운동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실적이 개선되는 상황이다.

2012년 1조340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3년 1조2053억원, 2014년 1조1263억원으로 감소세였다가 지난해 1조2043으로 소폭 증가했다.

2013년 남양유업의 순이익은 45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2014년에는 1억60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고, 지난해에는 266억원으로 대폭 뛰었다.

홍원식(65,왼쪽) 남양유업 회장과 김석수(62) 동서식품 회장

하지만 갑질사건 직후 1년 이상 이어진 실적악화에도 남양유업 지분의 절반이 넘는 51.68%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 홍원식(65) 남양유업 회장의 주식자산은 오히려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갑질사건에 따른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2013년 10월 11일 기준 홍 회장의 남양유업 주식 지분평가액은 약 1481억7900만원이었다.

1년 후인 2014년 10월 10일 홍 회장의 주식자산은 81.31%(1204억8200만원) 증가해 약 2686억6100만원으로 뛰었다.

홍 회장의 주식자산이 크게 늘어난 것은 차명 주식을 모두 본인 명의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2013년 12월 홍 회장은 제3자 명의로 취득했던 신탁 주식을 19만8000주를 모두 실명으로 바꿔, 홍 회장의 지분율은 24%에서 51.68%로 상승했다.

남양유업 측은 해당 차명 주식은 1978년 당시 정권이 기업 투명성을 위해 기업 상장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홍 회장이 불가피하게 제3자 명의로 취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9일 기준 홍 회장의 남양유업 지분가치는 2682억8900만원으로 집계됐다.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홍 회장의 연봉도 매년 상승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홍 회장에게 올해 16억1891만원의 연봉을 지급했다. 이는 유가공업계 경영자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홍 회장의 연봉은 2013년 13억1469만원, 2014년 15억7643만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남양유업 불매운동 당시 한 편의점 출입문에 “저희 점포에서는 남양유업 제품을 취급하지 않습니다”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갑질논란 이후 배당도 꾸준히 실시해 홍 회장은 매년 약 3억7000만원의 배당금도 챙겼다. 배당은 실적에 따른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의미가 크기 때문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상황에서도 오너 경영자가 수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은 비윤리적 경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남양유업은 2014년과 2015년에 이어 올해도 보통주 1주에 1000원 배당을 결정했다. 우선주를 포함한 배당총액은 매년 약 8억5500만원이었다. 51.68%의 지분을 가진 홍 회장은 이 가운데 3억7210만의 배당금을 챙겼다.

고(故) 홍두명 남양유업 창업주의 장남 홍원식 회장은 1976년 고려해운 창업주 故 이학철 회장의 장녀 이운경 씨와 결혼했다. 이운경 씨는 남양유업 지분 0.89%를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들인 진석(40), 범석(37) 씨가 있다.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경영학과를 나온 장남 진석 씨는 남양유업 경영기획본부 상무로 근무 중이다. 차남 범석 씨는 생산전략부문장으로 실무를 익히고 있다.

두 아들의 지분은 없지만, 홍진석 상무의 아들인 홍승의(9) 군은 남양유업의 지분 0.06%를 보유해 주요 주주에 올라 있다. 

대장균 논란을 겪은 동서식품의 시리얼 제품 포스트 아몬드 후레이크


국내 커피믹스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동서식품 역시 과거 소비자의 불매운동 대상 기업이었다. 2014년 10월 대장균이 검출된 시리얼을 재활용해 시리얼 완제품을 생산, 판매해온 사실이 밝혀지면서 소비자에게 큰 충격을 줬다.

당시 동서식품은 버리기 아깝다는 이유로 대장균이 검출된 시리얼을 소독 처리한 뒤 정상 제품에 섞어서 판매했고, 이 과정이 업무 매뉴얼에 명시된 행위이라는 사실도 함께 드러나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불매운동은 동서식품의 매출에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전체 매출의 약 75%를 믹스커피에서 벌어들이는 동서식품의 매출은 2014년 1조5016억원, 지난해 1조5065억원으로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순이익도 2014년 1680억원, 지난해 1698억원으로 거의 같다.

문제는 대장균 사건 초기 동서식품이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밝혀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와중에도 오너 일가가 배당금 잔치를 벌인 것이다.

동서식품은 2014년 순이익 1680억원 가운데 112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중 50%가 지분율에 의해 동서식품의 지주사 ㈜동서에 배당됐다.

동서도 2014년 595억원을 주주에게 배당했는데 이 가운데 402억원이 오너 일가에게 돌아갔다. 김석수(62) 동서식품 회장 등 오너 일가 24명의 동서 지분율은 67.62%에 달한다.

동서는 지난해에도 665억원을 배당했고, 이중 449억원이 오너가에 쏠렸다.

동서의 지분 20.08%를 갖고 있는 김석수 회장은 2014년과 지난해 각각 119억원, 133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이같은 100억대 배당금 외에도 김 회장의 주식자산도 최근 급증했다.

대장균 시리얼 파문이 터진 2014년 10월 10일 당시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보유한 동서 지분평가액은 4735억4200만원이었는데, 이달 9일 기준 김 회장의 동서 지분가치는 6577억5300만원으로 1800억원 이상 크게 뛰었다.

김 회장이 보유한 동서 주식 수는 변함이 없지만, 당시 2만3000원 수준이던 주가가 최근 3만2000원 정도로 올라 지분 평가액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동서그룹은 창업주 김재명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상헌(67) 고문이 지주사 동서를, 차남 김석수 회장이 동서식품을 맡아 경영해왔다.

김상헌 고문은 2004년 동서 회장에 취임했다가 2014년 2월 회장직을 내려놓으면서 경영 일선에서 손을 뗐다.

현재 동서의 최대주주는 지분 20.61%를 보유한 김상헌 고문이다. 이어 김재명 명예회장의 차남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이 20.08%, 김종희(40) 전무는 10.28%를 보유하고 있다.

김상헌 회장의 아들이자 동서 오너가 3세인 김종희 전무의 지분율은 지속적으로 늘었다. 2014년 말 9.63%에서 김 고문의 주식 증여와 장내 매수 등을 통해 10.28%로 상승했다.

김 전무는 경영지원 상무로 일하다 2013년 2월 퇴사한 지 1년 6개월 만인 지난해 8월 동서에 재입사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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