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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상선 끝까지 해보려했지만…컨퍼런스콜 당일 취소 등 ‘암운’
-컨퍼런스콜 당일 취소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현대상선과 채권단이 19일 용선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려 했던 컨퍼런스콜이 당일 취소됐다. 18일 서울에서 진행한 해외 용선주들과 협상이 원점을 맴돈 결과여서 현대상선의 앞날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한층 짙어졌다.

19일 채권단 관계자는 “어제 협상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컨퍼런스콜도 취소됐다”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 컨퍼런스콜은 전날 협상이 잘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예정됐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현대상선과 채권단, 용선주들은 4시간 동안 이어진 ‘마라톤 협상’에서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이날 오전만 해도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겠다”는 입장이었다. 그중 하나의 방법으로 전체 선주들을 대상으로한 컨퍼런스콜을 통해 마지막 협상을 벌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채권단과 협상팀은 전날 협상 분위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컨퍼런스콜이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 측은 아직 협상이 끝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현대상선 고위 관계자는 “어제 자리는 협상의 끝을 보는 자리가 아니었다”며 “그동안 해오던대로 선주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협상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회의 분위기가 부정적이었다는 해석에 대해선 “협상자리가 친선모임은 아니지 않냐”며 “당연히 꼼꼼하게 따지고 파악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용선료 인하‘라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사안을 놓고 진행한 회의 분위기가 부드러우면 그게 더 이상하다는 의미다.  현대상선을 대리하는 미국 법률사무소 밀스타인의 마크 워커 변호사도 회의 종료후 “이제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전날 회의에 유일하게 불참한 영국의 조디악과는 1대1 협상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 협상장에서 구체적으로 노출된 각 용선주들의 입장을 바탕으로 개별 접촉해 협상을 이끌 방침이다. 그동안 선주들은 다른 선주가 어떻게 반응하느냐를 보고 입장을 바꾸는 등 유동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협상 시한이 다가오는 만큼 각개격파를 통해 선주들의 눈치작전을 막고 변수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22곳 선사와 1대1로 협상을 진행해 마지막 답을 듣는 일이 남아있다. 용선료 인하 비율과 인하분 만큼의 주식으로 전환되는 비율 등은 각 선사별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상선과 달리 채권단은 최후통첩을 하고 기다리는 입장이다. 정용석 산업은행 부행장은 전날 용선주들에게 “일부 손해를 감수하고 현대상선의 주주가 될 것인지,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빚잔치의 주체가 될 것인지 판단해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선료를 인하하지 않으면 현대상선은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향후 법정관리로 가면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아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채권단의 판단이다. 그러면 채권단도 배를 빌려준 용선주도 금전적 손해를 입게 된다는 점을 강조해, 선주들을 압박하고 있다.  

이제 공은 선주들에게 넘어갔다. 면담에 참석한 용선주들은 그리스나 싱가포르 등 본사로 넘어가 최종 컨펌을 받는 과정을 거친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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