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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나머니 부동산버블 주범‘지탄’
# 호주에서는 최근 중국의 펑신 그룹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이 국토 전체 면적의 1%에 달하는 땅(11만㎢)을 보유하고 있는 호주 기업 S.키드만을 인수하려 해 논란이 됐다. 호주 정부의 반대로 인수 직전에 제동이 걸렸지만, 오는 7월 총선이 끝난 후 다시 시도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 뉴질랜드에서는 지난해 수도 오클랜드의 전체 주택 가운데 40%가 중국식 성씨를 가진 사람이 보유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국민들의 분노가 치솟았다. 중국식 성씨를 가진 사람을 모두 중국인으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이 일기는 했지만 일정 부분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뉴질랜드 토지 정보(Linz)에 따르면, 올해 1~3월 거래된 주택 1만1955 건 가운데 272 건은 중국인이 구매한 것이다. 전체 외국인 구매 건수(474 건)의 60% 가량을 차지한다.
차이나머니가 세계 각국의 부동산을 먹어 삼키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영국, 인도 등 중국인의 땅 장사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의 땅욕심은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내에서 부동산 거품을 일으킨 것도 모자라 전 세계로 거품이 전이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비영리재단 아시아 소사이어티와 로젠 컨설팅 그룹 공동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간 중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거용ㆍ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총 1180억 달러(약 138조 원)가 넘는다. 170억 달러는 상업용 부동산에, 930억 달러 가량은 주거용 부동산에 투자됐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 내 외국인 직접 투자 중 10%를 차지, 오랜 기간 선두를 지켜왔던 캐나다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특히 향후 5년 간 부동산 투자 규모는 이전의 두 배인 2180억 달러(약 25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FIRB의 중국인 부동산 투자 승인 규모는 240억 호주달러(약 21조 원)로 1년 전에 비해 두 배로 증가했다.
또 캐나다에서는 지난해 밴쿠버 부동산에 투자된 차이나머니가 127억 캐나다달러(약 11조2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부동산거래액 385억원 캐나다달러의 33%를 차지했다.
한국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이전에는 제주도에 주로 눈독을 들여왔다면 이제는 서울, 인천 등지에서도 식탐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시 집계에 따르면 중국인이 보유한 부동산 규모는 2014년 1분기 1686필지에서 지난해 4분기 3423필지로 2년 새 두 배가 됐다.
‘통 큰’ 투자는 차이나머니의 특징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국 투자자들이 부동산 가격의 평균 이상을 곧잘 지불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인이 미국에서 주택 1건을 구매하기 위해 평균적으로 쓴 돈이 83만2000 달러(약 10억 원)로, 다른 외국인 구매자의 평균 구매가인 49만9600 달러(약 6억 원)을 넘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투자 습성은 부동산 거품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차이나머니가 집중되고 있는 LA, 샌프란시스코 등지에는 너무 많은 주택이 개발되고 있어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자본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폭락한 미국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는 데 일조했는데, 이제는 도가 지나칠 형국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이 이처럼 해외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은 투자 목적이 크다. 중국 내 부동산 시장은 이미 수년전부터 거품이 심각하다는 경고음이 나올 정도로 과열돼 투자 매력이 떨어진 상태고, 향후 위안화도 평가 절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중국 당국이 2010년 해외 투자 규제를 완화한 점, 세계 각국도 차이나머니 유치를 위한 혜택을 주고 있는 점, 시진핑 국가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에 따른 자본의 해외 도피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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