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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BC도 놀란 한글의 체계…‘맨부커상, 세종대왕도 공동수상할만’”
[헤럴드경제]세계 3대 문학상중 하나인 영국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품 ‘채식주의자’에 세계 언론의 관심도 뜨겁다.

특히 BBC는 기사를 통해 데버러 스미스의 맨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에 대한 소식을 전하며 ‘세종대왕도 상을 받을만 하다’고 언급해 흥미를 끌고 있다.

‘채식주의자’의 번역자인 데버러 스미스는 21살에 한국어 독학을 시작해 7년만에 이같은 쾌거를 이뤘기 때문이다.

맨부커 측 보도자료에도 여러 군데 그 사실을 적시했을 정도다.

BBC는 맨부커상이 발표된 직후 “어떻게 번역자가 6개월 만에 한국어를 배웠나”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갔다.



우선 세종대왕부터 언급했다. “세종대왕이 상금의 일부를 받을만하다고 주장하는 이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종대왕의 동상이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 있으며 그가 28개의 자모로 이뤄진 한글을 창제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세종대왕 덕분에 읽고 쓰는 게 쉬워졌다는 것이다. “슬기로운 자는 아침을 마치기도 전에 깨칠 것이고 어리석은 자라도 열흘이면 배울 수 있다”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문구도 인용했다.

BBC는 그러나 생래적으로 배우기 쉬운 언어란 건 없다는 점도 소개했다. 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교수는 “한국어 배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학습자가 어떤 언어를 이미 알고 있느냐에 달렸다”면서 “중국인은 영어 사용자만큼이나 한국어 문법을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겠지만 한국어 단어는 훨씬 쉽게 배울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영어권 사용자들에겐 한국어가 어려운 언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어·이탈리아어 등 유럽어를 배울 때 575~600시간이면 되는데 한국어는 2200시간 요한다고 했다. 미국 정부의 교육기관인 외교원(FSI)은 한국어를 ‘배우기에 대단히 어려운 언어’로 분류해 놓았다.

반면 호주 출신의 언어학자이자 번역가인 도노반 나이젤은 “한국 체류 서너 달 만에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고 여덟 달 후엔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고 했다. 문법이 복잡하지 않고 대부분 쓴 대로 읽는 덕분이다. BBC는 “레스터(Leicester)나 허마이어니(Hermione·한국 해리포터에선 ‘헤르미온느’로 표기)같은 건 없다”고 전했다. 같은 철자(bow)인데 인사(바우), 매듭(보우) 등 의미에 따라 달리 읽히는 일도 없다는 것이다.

BBC는 그러나 “번역은 언어에서 또 다른 창의적 단계”라며 “(채식주의자는) 영역본 자체로도 훌륭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미스가 상을 받을만 하고, 세종대왕 덕분에 그가 한글을 배울 수 있었으니 세종대왕도 그러하다는 결론으로 마무리 지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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