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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경원 기자의 ‘리얼 다이어트’<5>장수식사법 ‘매크로바이오틱’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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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뜬금없지만 퀴즈 하나를 내보겠습니다. 기네스 펠트로, 마돈나, 존 레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아사다 마오. 유명인이란 점 빼고 이 다섯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이들 모두 같은 식사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름하여 ‘매크로바이오틱(macrobiotic)’이라는 요리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많이 알려지면서 건강한 식탁을 연구하는 주부들 사이에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필자가 매크로바이오틱 쿠킹클래스에 직접 참가, 수업을 들으며 함께 만들어 본 음식이다. 갓 지은 현미밥에 오색 빛깔 통밀 야채 샐러드, 고소하고 담백한 병아리콩 버거가 보기 좋게 플레이트 위에 놓여져 있다. 국은 유채 야채 된장국으로 시원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다소 생소한 용어인데요, 이름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떤 요리법인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우선 접두어로 쓰인 매크로는 ‘크다’, ‘길다’, ‘거시적’ 등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여기에 생명을 가리키는 바이오가 더해졌고 접미사로는 기술이나 학문, 방법을 뜻하는 틱이 사용됐습니다.

이 3개를 연결하면 ‘긴 생명을 위한 이론과 방법’ 혹은 ‘생명에 대한 거시적 접근법’ 등으로 이름을 풀어볼 수 있는데요, 매크로바이오틱을 쉽게 장수식사법이라고도 설명하기도 합니다. 일본에서 창시돼 일본식 발음으로 마크로비오틱이라고도 많이 불립니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도 식생활과 질병, 환경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며 장수하는 이를 ‘마크로비오스(macrobios)’라고 했다죠.

'리얼푸드'에 따르면 매크로바이오틱의 가장 큰 특징은 뿌리부터 껍질까지 모든 음식을 통째로 먹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식재료를 과도히 다듬거나 손질할 경우 음식에 담긴 고유의 영양소와 맛에 손상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식은 있는 그대로 먹어야 인체에 좋다는 일본의 장수 건강법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일본의 사쿠라자와 유키카스(영어명 조지 오사와)에 의해 제창된 매크로바이오틱은 1927년 일본에서 ‘식양회(食養会ㆍ식사를 통한 건강법을 설파했던 단체)’가 발족된 이래 미국을 비롯해 유럽까지 전파되며 국제적 음식문화 운동으로 발전했습니다. 그의 제자인 미치오 쿠시도 미국으로 건너가 1960년대부터 매크로바이오틱의 대중화에 공헌했습니다. 

그러면서 히피와 뉴에이지 신봉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이런 열풍이 계속돼 마돈나나 톰 크루즈 등 헐리우드 스타들도 이를 실천하면서 더 유명세를 탔습니다. 2000년대 들어 일본에도 다이어트와 건강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매크로바이오틱이 ‘역수입’돼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매크로바이오틱의 창시자인 사쿠라자와 유키카스(좌)와 그의 제자인 미치오 쿠시.

매크로바이오틱의 첫번째 원리는 앞서 언급했듯이 ‘일물전체(一物全體)’입니다. 한 가지 음식은 반드시 전체를 먹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어떤 음식이든 껍질이나 뿌리, 잎 등 최대한 버리는 부분 없이 전체를 모두 먹어야 야채나 채소 등이 가진 본연의 영양 성분을 오롯이 먹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흔히 아는 사과 껍질에 영양분이 풍부하다는 사실에 여기에 해당되겠습니다. 쌀도 최소 도정한 것이나 현미를 먹는 것이 좋은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현미에서 백미가 되는 과정에서 영양분의 95%나 깎여 나간다고 하죠. 곡류는 통곡물을 섭취하고, 채소는 잎이나 뿌리까지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려면 무농약이나 유기농 농산물을 이용하는게 좋겠죠. 결과적으로 매크로바이오틱 요리는 음식물 쓰레기를 거의 남기지 않아 경제적 효율을 높이고, 지구 환경에도 도움을 주게 됩니다.

두번째 원리는 한국 사람에게 익숙한 ‘신토불이’(身土不二)’입니다. 말 그대로 몸과 땅이 하나라는 뜻인데, 현지에서 난 제철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죠. 내 몸이 익숙한 토지나 기후와 같은 곳에서 자란 산물을 먹어야 가장 건강에 좋다는 말입니다.

셋째 원리는 ‘음양(陰陽)의 조화’입니다. 음식 얘기에 무슨 종교적 용어냐고 할 수 있는데, 한의학에서도 말하는 자연의 음ㆍ양 체계가 음식에도 있기 때문에 사람의 체질과 밸런스를 맞춘 요리 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각각 극양과 극음에 속하는 육류와 설탕은 자제하고, 음양이 균형적인 현미와 여러 자연 채소를 맛있게 조리해 먹을 것을 권장합니다.

매크로바이오틱으로 자연 그대로의 바른 먹거리를 먹으면 암, 당뇨, 고혈압, 비만 등 잘못된 식습관에서 비롯된 여러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 질병 방지뿐 아니라 노화방지,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며 궁극적으론 자연 친화적인 식생활로 윤택한 삶과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선사할 수 있으며 환경보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오늘 저녁은 가족들과 함께 매크로바이오틱으로 요리한 식탁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떠십니까. 국내에도 한국 마크로비오틱협회(www.macrobiotics.co.kr) 등의 기관에서 매크로바이오틱에 대한 소개와 실천을 위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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