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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화ㆍ유승민, 여권發 정계개편 구심점 될까
김태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헤럴드경제=이슬기ㆍ유은수 기자] 소설처럼 여겨졌던 새누리당의 ‘분당’이 내일이라도 당장 벌어질 수 있는 현실의 문제로 급부상했다. 지난 17일 친박(親박근혜)계의 상임전국위원회ㆍ전국위원회 보이콧으로 정진석 원내대표의 비상대책위원장 선임과 비박(非박근혜)계 중심의 비대위원 인선 및 혁신위원장 추인이 불발되면서부터다. 당장 재선인 김태흠 의원이 18일 오전 SBS 라디오에 출연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는 말이 있는데, 당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도저히 생각이 다른 사람이면 분당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부채질을 시작했다. 관건은 새누리당내에서 비주류인 비박계의 탈당을 받아줄 ‘원외 구심점’의 존재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분당 사태가 현실화할 경우 정의화 국회의장과 유승민 무소속 의원이 제3세력의 중심이 될 것으로 유력하게 전망된다. 정 의장은 앞서 노동개혁 4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 쟁점법안 처리 과정에서 청와대의 압박에 정면으로 대항, 중도ㆍ무당층의 지지를 얻은 바 있다. 유 의원 역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청와대 얼라” 등의 발언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연일 대립하는 등 새누리당내 대표적인 개혁적 보수파로 꼽힌다. 비박계 의원들이 당청ㆍ관계 및 정책ㆍ이념노선 재정립 등 파격적인 당 쇄신을 요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념적으로 두 사람과 무리 없이 융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 의장이 이달 말 싱크탱크 설립 작업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새 정치판 짜기’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라는 것도 탈당 의향이 있는 비박계에는 기회다. ‘새한국의비전’으로 이름붙여진 싱크탱크에는 이미 조해진 의원이 합류한 상태다. 조 의원은 20대 총선 후보자 공천 파동 당시 낙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특히 새한국의비전은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김병준 국민대 교수, 박관용 전 의장, 정대철 전 의원 등 여야 원로를 아우른 고문단을 꾸리면서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분당 사태에서 탈당 의원들이 무소속 신분으로 싱크탱크에 합류에 활동하다가 당을 출범, 개혁적 보수의 기치를 내걸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 의원 역시 계파 갈등에서 내쳐진 동료들을 보듬는데 적극적이다. 그는 조 의원이 낙천했을 때도 먼저 전화를 걸어 “힘을 내라”고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 한 핵심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유 의원은 자신과 연관이 있는 의원들의 낙천 확정되기 전부터 일찌감치 당사자들을 불러모아 ‘무소속 연대’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며 “이런 전례를 볼 때 곧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이 잠재적 대권주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도 이런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향후 더 큰 정치적 행보를 위해서는 유 의원도 ‘지원세력’이 필요하다. 탈당 의향이 있는 비박계 의원들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지점이다.

한편, 새누리당이 분당하게 되면 국민의당도 탈당파를 포섭하기 위해 분주해질 전망이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한 방송에 출연해 “지금 국민의당이 새누리당을 탈당한 의원들을 상대로 물밑 접촉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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