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 안에 주택시장의 핵심 구매력 보유 계층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에서 에코세대(1979년~1992년생)로 넘어가며, 이들이 집을 줄이려고 할 때엔 전용면적 40~60㎡가 대세가 될 걸로 전망됐다. 아울러 주거비 절약에 도움이 되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기능성 주택이 인기를 얻고, 자연과 가까운 ‘숲세권’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임대용 주택의 가치가 높아져 개인 임대사업자를 준비하는 부류도 많아질 걸로 점쳐졌다.
주택산업연구원이 17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미래 주거 트렌드’ 세미나에서 김지은 책임연구원은 ‘주거 트렌드 변화’라는 발표에서 이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7대 메가트렌드와 20개 세부트렌드를 소개했다.
▶부상하는 에코세대, 서울 동남권 아파트行=베이붐 세대의 자녀뻘인 에코세대가 10년 안에 주택시장의 수요층으로 본격 진입하면서 주거 트렌드엔 적지 않은 변화가 이뤄질 걸로 예고된다. 우선 베이비붐 세대는 서울보다 경기ㆍ광역시ㆍ기타 시도로 이동을 희망한다. 주택 규모도 줄인다. 반면 에코세대는 서울 내 이동이 한층 활발해 지는 걸로 관측됐다. 부모가 떠난 자리를 메우는 셈이다. 20대ㆍ에코세대는 서울 동북권 아파트에서 동남권으로, 30대는 서남권에서 동남권으로 주거 이동을 계획하는 걸로 조사됐다. 40ㆍ50대ㆍ베이비붐 세대는 단독ㆍ다가구로 주거 형태를 바꾸고, 지역도 경기 남부에서 기타 시도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올 걸로 예상됐다.
▶집크기 줄이고, 주거비 절감에 노력=가족 수에 맞는 적정 규모의 주택을 소비하고, 주거비를 주택 구매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저금리 기조 영향이다. 전용면적 60~85㎡의 우위는 지속되지만, 주택 규모를 줄인다면 40~60㎡ 중심으로 주택 규모의 다운사이징이 진행될 걸로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다봤다. 미래 소비자는 주거비 부담에 한층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저에너지주택ㆍ그린하우스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분석된다.
▶기능ㆍ환경ㆍ기술ㆍ임대…4大 업그레이드=주택의 기능 가치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집 크기 보단 집이 어떤 기능을 갖고 있느냐를 따지는 1인 가구가 늘어나서다. 교통 편리성과 직주근접을 집 선택의 핵심 요인으로 고려하면서 스마트폰을 통해 집안의 기기를 조절하고 보안서비스를 받는 걸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근거다.
아울러 ‘역세권’보다 ‘숲세권’이 각광받을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지 인근에 녹지ㆍ공원 등이 있으면 인기를 얻을 것이란 얘기다. 아파트 중심의 주거문화는 지속되지만, 적극적으로 자연을 즐기려는 계층은 단독주택을 선택해 이동을 준비할 것으로 예측됐다.
임대용 주택 가치가 한층 높아질 걸로 예측됐다. 월세시장이 커지면서 임대수익에 관심을 두는 이들이 많아져서다. 주택 구매보다 임대 수익용 부동산을 우선 매입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으며, 소득 4~5분위에서 이런 의사가 높은 걸로 나타났다. 김지은 책임연구원은 “이들은 다가구주택 또는 상가주택 등의 구매를 통해 임대수익과 주거안정을 동시에 꾀하려 한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