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아직도 귤이 나와? 여름 별미 ‘하귤’
realfoods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귤은 이미 제철이 지났고, 슬슬 수박이나 참외를 즐길 철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직 여름에 먹는 귤인 ‘하귤’이 남아있다.

이맘때면 ‘하귤 구한다’는 글이 인터넷에 여기 저기 올라오곤 한다. ‘하귤’은 말 그대로 여름에 먹는 귤이다. 하귤은 하우스 등에서 재배하는 귤이 아니라 2년여 정도를 하귤 나무에서 맺힌 상태로 두고 스스로 익게 두는 귤이다. 6월께 열매가 맺히기 시작하면 2년여를 보낸 후 3월 즈음부터 수확한다. 크기는 흔히 보는 감귤보다 크고 겉 모양이 울퉁불퉁하다. 흡사 작은 한라봉 같은 모양이다.


5월부터가 잘 익은 하귤을 맛보기에 딱 좋은 철이다. 하귤은 제대로 익은 것도 단 맛보다는 신 맛과 쌉싸름한 맛이 강하다. 오죽하면 제주 감귤박물관 근처에 심어놓은 가로수가 하귤나무인데, 하귤이 열려있어도 맛이 없어서 아무도 따가지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모양은 한라봉처럼 울퉁불퉁한데 맛이나 그 성질은 자몽과 비슷하다. 껍질이 두껍고 흰 속껍질도 두툼해서 벗겨내고 먹으려면 칼이 있어야 한다.

하귤의 매력은 친환경 농산물이라는 점이다. 하귤은 농약을 치지 않고 길러내는 작물이다. 농약 없는 귤이라고 해서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보면 안된다. 2년여를 노지에 있었기 때문에 껍질에 먼지는 상당히 많은 편이다.

신 맛이 강하긴 하지만 알갱이 씹는 맛이 좋다는 특징도 있다. 하귤은 그 알갱이도 자몽처럼 큼직하고 탱글탱글하다. 자몽이 쌉싸름한 맛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수분감과 알갱이 터지는 맛으로 사랑받듯, 하귤도 톡톡 터지는 그 알갱이의 식감 덕분에 여름 별미로 사랑받곤 한다.

하귤은 제주에서는 여름 내 두고 먹는 음료로 쓰인다. 주로 하귤청을 만들어 놓고 먹는다. 속껍질까지 다 벗겨 알맹이만 발라낸 후 설탕과 버무려 재워두면 쓰고 신 맛은 줄어들고 새콤달콤한 맛이 제대로 나오는 하귤청이 된다. 시원한 얼음물이나 탄산수에 하귤청을 넣어 먹으면 숨이 막힐듯한 제주의 더위를 한결 수월하게 견딜 수 있다. 리얼푸드에 따르면 영양면에서 오렌지보다도 비타민C가 많고 칼슘과 칼륨, 구연산 등도 풍부해 여름 더위에 지친 몸에 활력을 북돋워주는 과일이다.

아쉽게도 올해는 하귤을 보기가 여느 때보다 힘들 전망이다. 지난 겨울 유난했던 추위 때문에 냉해를 입어, 상당수의 하귤이 떨어져버리거나 과육이 상했다고 전해진다.



kate01@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