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아우른 싱크탱크 26일 창립
정치인생의 대부분을 동서화합과 의회주의 관철, 남북통일 등 ‘국가개조’에 쏟아부어 온 정의화 국회의장이 이달 말 싱크탱크 설립 작업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새 정치판 짜기’ 작업에 돌입한다.
정치권에서는 정 의장의 이런 행보가 최근 여의도에 불어닥친 ‘정계개편’ 바람과 맞물려 제3의 대안세력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 의장은 13일 오전 국회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구나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하지만, 정작 그 자리에 오른 뒤에는 나라를 어떻게 끌고 가야 할지 준비가 부족했던 경우를 많이 봤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런 부분을 연구해서 국가 발전을 위해 봉헌(奉獻)할 것”이라고 싱크탱크 설립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다만 본인이 잠재적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정 의장은 이날 ‘(싱크탱크 설립을) 대권출마 선언으로 봐도 무방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저 호방한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정치적 결사체와 싱크탱크는 별개의 존재이며, (싱크탱크에서는) 시ㆍ도의원이나 국회의원 누구든 경계를 두지 않고 ‘정견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주력할 것”이라는 게 정 의장의 설명이다.
정 의장은 아울러 새누리당 복당 여부와 정계개편의 향방에 대해서도 “아직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무소속이고 현직 국회의장이니 그 부분 답변은 유보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정 의장이 이처럼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싱크탱크의 ‘제3세력화’ 설이 공공연하게 제기된다.
‘새한국의비전’으로 명명된 싱크탱크의 연구분야가 ▷외교ㆍ통일 ▷교육 ▷노동 ▷경제 ▷복지 등으로 방대할뿐더러, 오는 26일 창립대회에서 모습을 드러낼 창립회원의 규모도 정치인 100여명에 이를 정도로 메가톤급이기 때문이다. 특히 새한국의비전에는 개혁적 보수 성향의 조해진 의원과 친박 성향의 이수원 전 의장비서실장 등 다양한 인사들이 조화롭게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15여명으로 구성된 싱크탱크 고문단의 면면 역시 화려하다.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김병준 국민대 교수, 박관용 전 의장, 정대철 전 의원 등 여야의 원로를 모두 아울렀다. 만약 새한국의비전이 만든 중도ㆍ개혁적 정책대안을 토대로 정 의장이 대권가도에 나선다면 ‘무당파’ 유권자의 표심이 쏠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슬기ㆍ유은수 기자/yesye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