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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나기로 맘먹은 ‘더민주’, 맘먹은 대로 혼쭐낸 ‘광주’
[헤럴드경제=김상수, 광주 = 박병국 기자]13일 오전 7시 40분께.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20여명이 광주 송정, 양동시장을 찾았다. 예정에 없던 방문이다. 광주에서 열린 더민주 당선자 워크숍에서 초선 의원들이 강하게 이를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이왕 혼나러 왔으니 더 냉엄하게 혼나겠다는 뜻에서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초선 의원 20여명은 광주 지역 재래시장을 찾았다. 광주 민심은 예상대로 냉엄했다. 김한정 당선자는 “김대중 비서실장을 한 김한정이다. 회초리 맞으러 왔다”고 인사를 건넸다. 상인은 “매 맞아도 다가가야제. 때린다고 그냥 가불면 안되제”라고 대꾸했다.

이는 그나마 나았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이 “우리 당 초상이 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한 주민은 “누가 죽었다요?”라고 퉁명스레 응수했다. 김을 팔던 한 상인은 “광주 사람들이 오기가 있어서 한번 돌아서면 안 돼”라고 호통을 쳤다. 고추를 파는 홍성화(71) 상인은 “더민주가 잘못한 게 아녀. 문재인이 잘못했지”라고 문 전 대표를 향해 화살을 돌렸다. 



더민주 초선 당선자들이 13일 오전 광주 송정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만나고 있다.

이날 초선 의원들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 광주 시민들의 차가운 대꾸에 “기억해달라”, “진짜 잘하겠다”, “많이 때려달라”며 고개를 숙였다.

처음 이 일정을 제안한 박용진 당선자는 “어제 워크숍 도중에 ‘광주까지 내려와 그냥 올라갈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와 당에 적극 요청하게 됐다”고 전했다. 제대로 혼나야 한다는 취지였고, 취지대로 광주는 냉엄하게 이들을 꾸짖었다.

더민주는 지난 12일부터 1박2일 간 광주에서 당선자 워크숍을 열었다. 지난 12일 ‘광주시민에게 듣는다’는 대담에선 광주 지역 인사가 더민주 의원을 향해 “더민주가 무능하다”, “친노 정당으로 희망이 없다”, “더민주의 위기의식이 없다”는 등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워크숍 마무리 발언에서 “광주에서 쓴소리를 듣고 반성을 많이 했다”며 “우리의 약속과 다짐이 헛되지 않도록 20대 국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기자들과 만나 “(회초리) 제대로 맞았다”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하나씩 바뀌는 모습을 보여 쓴소리를 해주신 분들이 보람을 느끼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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