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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아프간 깔본 英 여왕에..."아직도 식민시대 우월감" 맹비난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과거 식민 통치를 했던 국가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낳고 있다. 대영제국의 식민 통치가 해당 국가들의 현재 문제들을 낳는 원인이 됐음에도, 역사적 책임을 망각한 채 ‘선진국’이라는 우월감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90세 생일 축하잔치 자리에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사절단에 대해 “매우 무례했다(very rude)”고 발언한 것이 방송 카메라를 통해 포착됐다. 캐머런 총리도 이 자리에서 여왕과 대화하던 중 나이지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을 “환상적으로 부패한(fantastically corrupt) 국가”라고 표현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사진=게티이미지]

이러한 발언은 곧장 “최악의 외교 실수”라는 비판을 샀다.

특히 포린폴리시는 영국 지도자들이 ‘아직도 식민시대 우월감에 빠져있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포린폴리시의 헨리 존슨 연구원은 이들 국가들이 현재 안고 있는 부패, 내분 등 문제는 영국 제국주의 통치가 낳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국주의 시절 영국, 프랑스 등 국가들이 아프리카를 점령하면서 기존의 부족과 국경을 무시한 채 멋대로 구획을 나눠 ‘땅따먹기’하듯 식민지로 삼은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영국이 식민지로 삼은 나이지리아 역시 마찬가지다. 영국은 400개 서로 다른 부족을 나이지리아라는 한 나라로 묶어버렸다. 부족 간, 종교 간 차이는 안중에도 없었고, 식민 지배가 끝난 후 갈등이 표면화 됐다. IS에 비견되는 나이지리아의 반정부 테러단체 보코하람 역시 이런 갈등 때문에 북부 무슬림 지역의 독립을 주장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사진=게티이미지]

또 최근 폭로된 파나마 페이퍼스에 따르면 영국은 산하 해외 영토에 조세회피망을 유지해왔는데, 부패한 나이지리아의 자금이 이곳에 유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이 나이지리아 부패의 공범이 되고 있으며, 이익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역시 1870년대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영국의 식민지가 됐다. 비록 자치권은 확보했지만 영국령 인도 제국의 한 주로 전락하면서 영토가 인접 인도 등에 분할ㆍ합병됐고, 탈레반과 알카에다 등 근래 이슬람 근본주의의 온상이 됐다. 현재까지 수많은 인명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내전의 씨앗을 영국이 뿌린 것이다.

포린폴리시는 또 영국이 홍콩을 식민지화하고 중국인들에 아편을 강요해온 과거사에 무감각한 채 오만함을 보일 경우 중국 민족주의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도 지적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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