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세계 비핵화’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 김 제1위원장의 비핵화 발언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될만한 이 발언의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국제사회 앞에 지닌 핵전파방지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세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6∼7일 이틀에 걸쳐 열린 노동당 7차 대회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보고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8일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또 “공화국(북한)은 책임있는 핵보유국”이라고 선언하면서 “침략적인 적대세력이 핵으로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이미 천명한대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것은 우리 당의 투쟁목표이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하여 투쟁하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일관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와 관련해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기어이 이룩하려는 것은 조선노동당의 확고한 결심이며 의지”라면서 “온 겨레의 의사와 요구가 집대성되여있고 실천을 통하여 그 생활력이 확증된 조국통일3대헌장을 일관하게 틀어쥐고 통일의 앞길을 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발언에는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세계 비핵화’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또 북한은 책임있는 핵보유국이라는 표현을 거듭 쓰면서, 적대 세력이 핵으로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으면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를 깔았다. 즉,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핵무기 개발은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나서서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은 일종의 태도 변화로 보인다. 강력한 국제사회 제재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의도도 깔려있다.
북한 관련 한 전문가는 ”김정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일단 강력한 국제사회 제재로 벼랑 끝에 몰린 북한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외신 기자 백여 명을 평양에 불러 놓고 계속 취재를 제한했던 것도 이런 깜짝 발언을 전격 공개해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속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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