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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은 한덩어리가 아니다”…정당일체감의 분열과 세대ㆍ계층ㆍ성별 분화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호남의 선택’이 향후 대선까지 이어지는 정국에서 각 정당과 정치세력에 중요한 의제로 떠올랐다. 특히 정권교체를 노리는 야권에서 핵심적인 이슈가 됐다. 지난 4ㆍ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제 1당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호남에서는 국민의당에 크게 패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이 호남에서는 지역구ㆍ정당득표율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모두 제1당이 됐다. 지난 총선은 소선거구제 시행 이후 야권 주류가 호남지역과 결별한 최초의 선거가 됐다.

이에 대해 여러가지 분석이 뒤따랐다. 특히 호남지역에서의 문재인 더민주 전대표에 대한 부정적 반응과 김종인 비상대책위대표에 대한 호불호, 국민의당에 입당한 호남 주류 정치인들의 주도권, 양당의 선거전략 등을 분석한 다양한 얘기들이 나왔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번 총선에서호남유권자들의 선택을 대부분 정치공학과 선거전략의 관점에서 다뤘다. 


반면 이번 총선에서 나타난 호남 유권자들의 정치ㆍ 사회적 의식 변화의 분석을 시도한 연구도 눈에 띄었다. 지난 4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호남총선평가-성찰과 대안’ 토론회에서의 오승용 전남대 연구교수의 발표다.

특히 흥미로운 주제는 ‘정당일체감’과 ‘호남유권자들의 정치적 분화’다. 그 중에서도 정당일체감의 세대격차가 이번 총선에서는 중요하게 드러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총선에서 비호남지역에서의 국민의당 지지율은 20~30대 유권자이 50대 이상보다 더 높은 경향을 보였으나, 호남에서는 20~30대에서 더민주 지지율이 높았고, 50대 이상의 유권자층에선 국민의당 지지 경향이 강했다.

이같은 정당일체감의 세대격차는 호남에서 20~30대와 40대 중반 이상 유권자들 사이에서 정치적 경험의 차이와 정당정치, 각 정당 노선에 대한 평가의 상이함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호남유권자들은 한 덩어리가 아니라는 점이며, 그래서 단일한 지역주의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오 교수의 주장이다.

호남 내에서도 2030은 더민주, 50대 이상은 국민의당을 지지하는 세대간의 격차 뿐 아니라, 도시(더민주)와 농촌(국민의당), 화이트칼라(더민주)와 블루칼라(국민의당), 남성(국민의당)과 여성(더민주)의 뚜렷하거나 미세한 분화가 나타나고 있다.

결국 향후에는 이제까지와는 달리 야권연대같은 기계적 선거구도나 공학적 정계개편으로 호남 유권자들이나 야권 지지자들의 선택을 얻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쟁력 있는 야당,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난 야당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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