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정진석의 어깨가 무겁다. 새누리당의 총선 패배를 수습할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선출된 그의 앞에 어려운 과제가 산적하다. 우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여부를 결정하는 일이 시급하다.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이 아닌 의견을 모으는 ‘팔로우십’을 강조해온 그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3일 경선에서 승리한 정 원내대표에게 기자들이 가장 먼저 물은 질문은 탈당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과 비대위 구성에 관한 것이었다. 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새누리당의 총선 패배 수습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누리당이 20대 국회에서 제1당으로 올라서기 위해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이 불가피하고, 어떤 비대위를 세우냐에 따라 당 쇄신의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선출된 정진석 당선자와, 정책위의장의 김광림 의원이 당직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정 원내대표는 경선 중에도 무소속 복당과 비대위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유보해왔다.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정 원내대표는 무소속 복당을 두고 “(20대 국회 개원 전) 당선자 연찬회를 열어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강력한 비대위 체제가 필요하냐는 질문에도 “혁신 추진을 위한 비대위인지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비대위인지에 따라 시기와 방법이 달라질 것 같다”며 양쪽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면서 “저는 리더가 아니라 팔로어다. 당선자들의 중지를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결국 정 원내대표의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 여부는 현재 당내에서 가장 첨예한 쟁점이다. 복당을 신청한 모든 무소속 당선자들을 받아들이자는 ‘일괄 복당’론과 친박계는 윤상현 의원, 비박계는 유승민 의원의 복당을 요구하는 ‘선별 복당’론이 평행선을 그린다. 공천 파동 피해자인 유 의원을 먼저, 개인적 잘못을 저지른 윤 의원을 나중에 복당하자는 ‘순차 복당’론도 고개를 든다. 당내 총의가 모일 때까지 기다리다 계파 갈등만 더 부추길 수 있다.

비대위 구성의 방정식도 복잡하다. 강하게 혁신을 이끌 외부 인물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자는 목소리가 크지만 적임자 찾기가 쉽지 않다. 전권을 행사할 ‘헤비급’ 인물을 영입하기엔 이르면 오는 6월 열릴 전당대회까지 기간은 짧고 임무는 무겁다.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할 가능성도 있다. 당 내에선 비대위가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신임 당 지도부에게 혁신 작업을 맡기자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 경우 정 원내대표는 혁신 강도가 약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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