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가 판매 채널을 다양화 하는 등 이른바 ‘탈(脫) 이마트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다른 유통망에 자체브랜드(PB) 상품을 공급하는가 하면, ‘숍인숍’ 형태로 기존 대형점포 내 머물던 전문점을 독자적인 로드숍으로 열었다.

이마트의 통합가전 전문점 ‘일렉트로마트’가 3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로드숍을 열었다. 이마트가 운영 중인 전문점 가운데 로드숍 형태로 오픈하는 경우는 판교점이 처음이다.


이마트는 오는 9월 문을 여는 스타필드 하남 복합쇼핑몰에도 일렉트로마트 외에 생활ㆍ가구전문점 더라이프, 애완용품 전문점 몰리스 등을 열 예정이다. 아울러 로드숍 성장 가능성도 타진한다.

기존 대형마트의 틀에서 벗어나는 이마트의 다양한 시도는 상품 공급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달부턴 PB인 피코크 제품 90여종을 소셜커머스 쿠팡에 납품하고 있다. 이마트 이외의 경로로 PB 상품을 대대적으로 판매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는 또 SM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썸(SUM) 마켓’에도 SM과 합작해 만든 ‘엑소 라면’, ‘소녀시대 팝콘’ 등 PB 상품을 납품 중이다.


저성장기에 접어든 대형마트 업계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 중인 이마트의 이같은 행보는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의 ‘분리 경영’과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 29일 정 부회장과 정 총괄 사장이 각자 보유했던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맞바꾸며, 정 부회장은 이마트, 정 총괄 사장은 신세계 백화점으로 그 선을 명확히 그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양사 최대 주주로 있고, 정 부회장도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위치에 있는 등 후계 구도가 완전히 정리 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계열사간 분리가 가속회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정 부회장이 이마트와 대형복합몰 사업에 역점을 두고, 정 총괄 사장은 백화점과 패션ㆍ화장품, 서울 시내면세점 부문의 역량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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