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3일 ‘서비스기업의 중국시장 진출전략과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우리경제가 성장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는 내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의 발전이 중요하며 서비스산업의 성장활력 제고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비스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성장률은 최근 5년 새 15%에서 4%로 급감했다. 서비스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 미만으로, 영국, 프랑스 등 구미 선진국의 90년대 70% 초반 수준보다도 훨씬 뒤처져 있다. 이마저도 2010년 이후엔 정체상태에 빠져있다.
보고서는 이처럼 서비스산업 성장성이 약화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와 작은 내수시장에 더해 각종 규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규제로는 보건 · 의료분야에서 민간자본 투자를 제약하는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규제, 의료와 정보기술(IT) 융복합 발전을 막는 원격진료 불허 등을 꼽았다. 특히 원격진료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와 정보통신기술(ICT)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시범사업만 실시해 2020년 전 세계 4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원격의료 시장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 · 보육분야에서는 평준화 위주의 정책에 따른 입시제도 왜곡, 무상보육을 통한 어린이집 수가 통제를, 유통 · 물류 분야에선 상비약, 안경 등 인터넷 판매 금지, 택배업의 증차제한 등을 꼽았다.
보고서는 우리 서비스기업이 이와 같은 열악한 환경과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영혁신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시장이 크고 성장속도가 빠른 중국진출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산업구조는 최근 3차 산업인 서비스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중국의 서비스산업 생산액은 10년간 연평균 17%씩 성장하며 지난해 5000조원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3차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국무원은 자국 서비스 교역액이 2020년까지 1조 달러(약 1100조원)를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서비스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규정하고 정책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중국은 서비스업의 대외개방을 확대하고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늘리는 등 서비스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내용이 담긴 ‘제13차 5개년 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이번 5개년 경제개발계획에서 ‘녹색(친환경)’을 핵심 목표로 제시함으로써 에너지 소비와 오염이 적고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에 대한 선호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 자녀정책 폐지에 따른 신생아 수 증가에 대비한 키즈산업 ▷65세 이상 인구 3억명(2035년) 시대에 대비한 실버산업 ▷광동성, 베이징, 장쑤성, 저장성, 산등성, 상하이 등 ‘중국판 청담동’ 시장에서의 고급 유통ㆍ의료ㆍ교육서비스업 ▷중국 현지기업과 제휴·합작을 통한 중국 방송콘텐츠 시장 공략 등 4대 전략을 제시했다.
한편 서비스기업들은 설문조사 결과 중국 서비스 시장 진출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 ‘중국시장 마케팅 지원’(42.7%)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서비스 품질향상 및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지원’(20.7%), ‘수출환경 개선을 위한 통상외교 확대‘(18.0%) 순으로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성훈 연세대 교수는 “중국이 외국인 투자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 외국 서비스기업에 대한 까다로운 명시적·묵시적 규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기업들이 좀 더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제거를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국내기업이 중국 서비스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한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개척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잠재 수요 및 시장을 확보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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