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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출연 연구기관 망신..논문안써놓고 주저자 등록 횡행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정부출연 연구기관 소속 연구원들의 부정 행위가 감사원 감사에서 상당수 적발됐다.

정부출연 연구기관 연구원 90명은 연구에 참여하지도 않고 논문 저자로 기재됐다가 감사원 감사에서 망신을 당했다.

감사원은 2일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5개 정부출연 연구기관 R&D 관리실태 관련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원 A씨는 연구 과제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논문 실적을 올리려고 관련 과제의 논문 주 저자로 자기 이름을 올렸다.

옛날에 쓴 논문 내용이 인용됐다며 자기 이름을 주저자로 올린 연구원도 있었다.

감사원이 한국화학연구원에서 학술잡지 등에 제출한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논문 373편의 저자 1771명을 조사한 결과 의도가 불순한 연구원이 63명에 달했다. 이들은 연구에 참여하지 않고도 81편의 논문에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는 22명의 연구원이 28편의 논문에, 한국전기연구원에서는 5명의 연구원이 6편의 논문에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3개 기관을 모두 합치면 90명의 연구원이 115편의 논문을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고 자기 것으로 만든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민간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연구원도 적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의 센터장 A씨는 2011년 1월∼2011년 12월 사내 사전승인을 받지 않고 민간업체로부터 매달 250만원씩 총 3000만원의 기술자문료를 받았다가 감사원에 적발됐다.

A씨는 2012년 이후 외부활동 승인 요청이 반려됐는데 이를 무시하고 계속 활동하며 돈을 받았다. 그가 2012년 이후 받은 돈 액수만 해도 1800만원에 달했다.

정부 연구기관들은 같은 분야 연구를 중복해서 하기도 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07년 부설 원자력의학원을 독립기관으로 분리하면서 ‘방사선 의학연구’ 업무를 원자력의학원으로 이관했다.

그러나 2010년∼2015년 265억원 규모의 방사선의학 관련 연구과제 17개를 수행해 두 기관의 연구 영역이 중복됐다.

연구원은 또 국방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원자력 기술과 관련이 없는 과제 9건을 수행하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정부 부처로부터 위탁을 받고 연구, 개발하는 항공분야 수탁사업의 규모가 줄어 유휴 인력이 발생하고 있지만 인력을 줄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들 유휴 인력을 R&D 분야가 아닌 시설운영사업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지급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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