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결전의 날은 내일(3일)로 다가왔다. 당일 오후 2시부터 펼쳐지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나경원 의원과 정진석 당선자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당선돼야만 ‘배신의 낙인’이 아닌 ‘소신의 훈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경북지역 핵심 중진인 김광림 의원을 동반자(정책위의장)로 낙점, 친박계의 표를 흡수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유 의원 본인이 먼저 “계파의 이름을 떼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마지막 발을 디딜 언덕이 사라진 셈이다. 실제 경북은 야풍(野風)이 거셌던 이번 총선에서도 13개 지역구를 모두 새누리당 후보가 접수(최경환 의원 포함)한 친박의 텃밭이다. 지역적으로 경북과 함께 묶이는 대구(TK)에도 조원진 의원과 정종섭ㆍ추경호ㆍ곽상도 당선자 등 친박이 즐비하다. 범친박 성향인 정 당선자가 김광림 의원을 통해 이들을 포섭하면, 2차 결선투표까지 가더라도 결국에는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부산ㆍ경상남도 지역에서 영향력이 강한 김재경 의원과 짝을 지은 나 의원도 만만찮다. 경남은 이번 총선에서 총 12명의 새누리당 당선자를 배출, 세력 싸움에서 경북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특히 경남과 인접한 부산 지역에 김무성 전 대표를 필두로 한 11명의 비박계 당선자가 포진(새누리당 당선자 총 12명 중)한 것을 감안하면, 이들이 ‘원조 친박’ 이었던 유 의원을 밀어줄 리는 만무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유 의원은 충청남도에서 3선 고지에 오른 이명수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내세웠다.
결국, 3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사령탑 점령이 좌절되면 유 의원은 당 쇄신 세력인 ‘새누리혁신모임(이하 새혁모)’ 등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제자리를 찾아야만 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유 의원은 앞서 “새누리당의 노선을 과감히 수정해야 한다”며 새혁모 활동에 긍정적인 사인을 보낸 바 있다. 3선 고지를 점령한 ‘뼈박(뼛속까지 친박)’ 이학재 의원 역시 “당 지도체제도 수술대에 올릴 때가 됐다”며 새혁모의 출발에 참여했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결판은 약 24시간 뒤면 날 테다. 유 전 원내대표의 뒤를 이은 유 의원의 ‘배신과 소신의 드라마’는 어떻게 결론날까. 정치권의 이목이 새누리당의 작은 선거판으로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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