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나경원, 유기준, 정진석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모두 4선 고지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는 이상민, 강창일 의원이 4선, 우상호, 노웅래, 민병두, 우원식 의원이 3선이다. 일찍이 국민의당 원내대표로 합의추대된 박지원 의원 또한 4선의 체급을 자랑한다.
지난 18일 정의화 국회의장(5선)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의에 앞서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4선), 정 의장,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4선),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3선)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원내대표 뿐 아니라 정당과 국회에서 의원들이 쓰는 감투는 저마다 선수 기준이 있다. 일례로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은 통상 3선 의원이 맡는 것이 관례다. 19대 국회 후반기엔 상임위 17곳 중 3곳을 제외하고 모두 3선 의원이 위원장 감투를 썼다.
문제는 감투보다 사람이 많을 때다. 더민주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은 19대 국회에서 3선 의원들이 한정된 상임위원장직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결국 원래 2년인 위원장 임기를 1년으로 줄여 번갈아 위원장을 맡았다. 이에 따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설훈, 박주선 의원이, 산업자원위원회는 노영민, 김동철 의원이 1년씩 위원장직을 맡았다. 그만큼 3선이 상임위원장을 차지한다는 규칙이 공고하다는 얘기다.
왜 선수의 불문율이 자리 잡았을까. 정치권은 “국회의원이 움직일 때 모든 기준이 ‘선수’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당직이든 국회직이든 무조건 ‘다선’이 기준”이라며 “(중진으로 분류되는)3선 때 상임위원장을 맡은 뒤 선수가 높아질 수록 원내대표, 국회 의장단 순으로 맡는 직급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국회를 잘 알아야 직을 잘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중진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원내대표 등을 맡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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