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새누리당은 원내대표 후보접수 마감을 단 나흘 앞둔 28일까지도 ‘눈치 게임’을 이어가는 형국이다. 김재경ㆍ나경원ㆍ유기준ㆍ정진석 등 주요 원내대표 후보군 중 누구 하나 속 시원히 출마의사를 밝히는 사람이 없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출마를 공식화한 유 의원마저 지난 27일 결행할 것으로 알려졌던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다. ‘총선 참패 책임론’과 ‘국정운영 뒷받침론’ 사이에서 당내 다수파인 친박계가 구심점을 잃고 우왕좌왕하고 있어서다.

“쇄신 의지 천명과 친박계 입지 유지를 위해서는 수도권 중립성향의 나 의원을 밀어줘야 한다”는 주장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 마무리를 위해서는 ‘그래도’ 확실한 친박 원내대표(유 의원)가 필요하다”는 의견의 대립이다.

새누리당의 새 원내대표 후보로 유력하게 지목되는 나경원 의원(왼쪽)과 유기준 의원.

이에 따라 나 의원 역시 원내대표 출마의사 표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친박계가 어떤 결론을 내느냐에 따라 ‘합의추대’라는 선물을 받을 수도 있다. 비박계인 김 의원과 범친박계로 계파색이 옅은 정 당선자 역시 ‘힘’이 어느 쪽으로 쏠리는지 주시하는 모양새다. 만일 나 의원이 대다수의 지지를 받게 된다면 굳이 전선에 나서 ‘계파 간 표 대결을 부추긴다’는 원성을 살 이유가 없다.

다만, 정 당선자는 국민의당의 박지원 의원 원내대표 추대를 도약대 삼는 분위기다.

MB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일하며 박 의원과 호흡을 맞춘 정 당선자는 ‘대화와 소통의 경험’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 당선자는 이날 P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집권야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변했다”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모든 것을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친박계의 쏠림 여부에 따라 나 의원과 정 의원의 '2파전'이 이뤄질지, 모든 후보군이 한번에 충돌하는 '난전' 벌어질지가 결정날 전망이다. 한편, 주요 원내대표 후보 중 한 명이었던 홍문종 의원은 ‘당권 도전’을 위해 이번 경선에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yesye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