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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먹거리 찾아라’…신기술에 눈돌린 애플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13년 만의 사상 최악의 실적으로 ‘성장 신화’의 붕괴 위기에 몰린 애플은 반전의 카드를 ‘미래기술’에서 찾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애플이 가상현실(VR) 기기 출시를 준비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AR) 연구의 중심지 중 하나인 미국 스탠포드대 연구실에 최근 애플 직원이 수 차례 다녀갔다는 것이다. 지난 13년 간 연구소를 찾지 않았던 애플이 석 달 간 3차례나 이곳을 방문했다는 것은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연구실 관계자는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애플이 미래 기술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관련 업체를 꾸준히 인수하고 인재 영입도 추진하는 등 스마트폰의 황혼기를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2014년부터 애플은 VR을 담당할 전문 인력을 채용해 왔다. 최근엔 VR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더그 보먼 미국 버지니아공대 교수를 영입했고, 독일의 메타이오 등 VR 기업들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미 VR 기기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이미 애플이 VR 기기 시제품 생산에 돌입했으며,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알파고 대국을 계기로 관심이 높아진 인공지능(AI) 분야도 애플의 레이더망에 있다. 지난 해엔 음성인식 기반 AI 기술을 보유한 보컬 IQ를, 올해 초엔 또 다른 AI 스타트업 이모션트를 인수했다. 이모션트는 사람의 얼굴 표정을 분석해 감정을 읽어내는 기술을 가졌다. 애플이 이들의 기술을 어떤 용도로 활용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인수 때마다 애플은 그 목적이나 계획에 대해선 함구했다.

애플이 미래형 콘셉트 카를 개발 중이라는 소식도 일찌감치 들려왔다. 애플카의 존재는 애플이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으로 전기차를 개발 중이라는 외신 보도를 통해 지난해 알려졌다. 이 또한 소문만 무성할 뿐 애플의 입에서 나온 얘기는 없다. 다만, 지난 2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카를 두고 “크리스마스 이브와 같은 존재”라는 힌트를 남겼다. 이는 애플카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하는 동시에, 기대감을 가져도 좋다는 뉘앙스도 풍긴다.

애플이 신사업 분야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경쟁사들에 비해 뒤처진 듯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내놓을 만한 카드가 없는 것일 수도 있고, 늘 고수해온 신비주의 전략일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외국계 IT 기업의 한 관계자는 “VR이나 AI, 전기자동차 모두 굵직한 업체들이 필드에 나와있는 상황이다. 오큘러스와 삼성전자 등이 VR 헤드셋을 내놨고, 구글은 인공지능에, 테슬라는 미래 자동차에 매진하고 있다”며 “애플이 내놓을 미래기술 기반의 제품이 타사와 차별화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가지기 어렵다. 깜짝쇼를 펼친 저력이 있는 애플인 만큼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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