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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년대 서울·물돌이 마을…시간여행 떠나볼까
관광공사 선정 ‘5월 가볼만한 가족여행지’


“지난 겨울 참 뜨거웠지 말입니다.”

태백은 동해안 평지에서 가파르게 올라온 경동지괴(傾動地塊) 정점을 이루는 고원지대라서 평년 1월 기온이 영하 20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혹한의 도시이지만, 지난 겨울 만큼은 뜨거웠다.

지나가던 개도 지폐를 물고 다니던 ‘약속의 땅’이 폐광으로 소멸된지 20년만에 맛본, 겨울 열정이었다.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서 송중기-송혜교, 진구-김지원의 ‘애국적 사랑’이 태백시민과 5000만 국민은 물론 10억 이상의 아시아인들의 가슴을 울렸기 때문이다.

경남 합천 드라마 세트장 교복 코스프레. [김숙현 작가]

‘태양의 후예’를 주로 촬영한 곳은 태백시 통동의 한보광업소와 정선군 삼탄아트마인이다. 통동은 과거 삼척군 황지읍 통리였다. 통리고개 넘어 가는 황지쪽도, 통리 남쪽 철암 장성도 모두 탄광이었다.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 동백산역에서 영동선과 태백선이 갈라진다. 탄광촌 답지 않게 맑은 물이 흐르던 백산을 지나 철암에 이르면 철암광산역사촌이 나온다. 광부들의 애환이 서린곳이다.

“불원천리 장성땅에 돈벌러 왔다가/ 꽃같은 요내 청춘 탄광에서 늙네/ 작년간다 올해간다 석삼년이 지나고/ 내년간다 후년간다 열두해가 지났네/ 남양군도 검둥이는 얼굴이나 검다지/ 황지장성 사는 사람 얼굴 옷이 다 검네/ 통리고개 송애재는 자물쇠고개인가/ 돈 벌러 들어왔다가 오도가도 못하네/ 문어 낙지 오징어는 먹물이나 뿜지/ 이내 몸 목구멍에는 검은 가래가 끓네.”

경북 예천 회룡포 유채꽃밭. [박상준 작가]

‘광부의 노래’는 탄광촌을 거쳐간 수백만 가족의 가슴을 뒤집어 놓는다.

한국관광공사는 올 봄 여행주간(5월 1~14일)을 맞아 5월 가볼만한 곳 테마를 ‘응답하라! 다시 가보고픈 추억의 가족 여행지’로 잡았다.

석탄박물관, 용연동굴, 하이원리조트 등을 볼수 있는 태백ㆍ정선 외에도 ‘합천으로 떠나는 추억 여행’, ‘명불허전 350° 물돌이’ 예천 회룡포, ‘교복 입고 추억의 골목길을 거닐다’ 순천드라마촬영장, ‘타임머신 타고 돌아간 1930년대 군산 근대사 여행’, 살아 숨 쉬는 공주 시간 여행이 선정됐다.

전남 순천‘ 추억의 음악실’ 세트장. [서영진 작가]

가야산, 황매산, 해인사, 대장경을 가진 합천에는 요즘 추억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합천영상테마파크가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경성,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평양, 1970~1980년대 서울을 실감 나게 재현한 세트장이다. 영화 ‘암살’의 여주인공이 되어 소공동 거리를 거닐고, 드라마 ‘에덴의 동쪽’ 남자 주인공이 되어 남영역 철교 아래를 서성거릴 수도 있겠다.

강원 태백‘ 태양의 후예’ 촬영장. [문일식 작가]

예천 회룡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물돌이 마을이다. 350° 회전각은 물돌이 마을 가운데 으뜸이다. 덕분에 회룡포는 예전부터 이름난 여행지인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2000년 드라마 송승헌-송혜교 커플을 탄생시킨 ‘가을동화’가 방영된 뒤이다.

갈대와 드라마 촬영장이 추억 돋게 하는 순천, 도시 전체가 ‘근현대사 야외 박물관’인 군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주 역시 시간여행에 제격이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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