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여행 왔다 8년째 체류…한국인 情에 외국인들 반한답니다”
K스마일’ 전도사‘ 알차장’이 말하는 한국
조금만 친해져도 베풀기 좋아하는 한국인
대가 없이 손 내밀어주는 사람 많아 ‘감동’
천혜의 자연 속 레저 가능한 지방 매력적
외국인 호기심 자극하는 상품 개발됐으면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내가 이탈리아 사람인지 모르고 영어로 말을 거는 사람들이 많았다. 중국어만 가능했던 내게는 난처한 일들이 종종 벌어지곤 했다. 춘천에서의 첫 한국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사람들 덕분이다. 말을 못해도 매일 함께 식사를 하고, 술자리에서 어울려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한국 사람들은 조금만 친해져도 베풀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임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한국의 정(情)이란 것이 아닐까 싶다.

지난 2월 12일 명동 외국인 손님맞이‘ K스마일 캠페인’ 미니토크쇼에 참석한 알베르토 몬디(왼쪽 첫번째),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에서 두번째)과 외국인 패널들.

한국에 온 2007년, 처음 맞는 추석에 영국 친구와 전남 완도로 여행갔을 때다. 영국인이지만 베트남계 영국인이라 외모는 한국사람인데 한국말을 못했다. 한국말을 못하는 두 사람이 일주일간 완도를 여행했지만 시골마을인 그 곳에서의 여행은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다. 사람들의 친절 때문이다. 완도를 갈때 외웠던 한국말은 ‘죄송한데요, 이 근처에 찜질방 있어요?’였다. 숙박만 해결하면 뭐든 가능할거라 생각해서였다. 그렇게 어수룩한 외국인 두 명을 보고 직접 찜질방까지 데려다주는 분도 계셨고, 잠자리엔 모텔이 낫다며 안내해주는 분들도 만났다. 식당에서는 회덮밥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어떤 음식들이 있는지 설명해주기도 했다. 두 세달만 있다가 중국에 가려고 했던 내가 8년동안 머무르게 한 한국에서의 감동적인 경험이었다.

더욱이 한국을 떠올리면 감사한 분들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친한 형의 이모님이다. 일을 하러 춘천에서 서울로 왔을 때 수중에 돈이 하나도 없었다. 보증금 낼 수도 없고, 방세는 더더욱 마련하기 어려웠던 시기였다. 그 때 춘천에서 만났던 친한 형이 부탁해서 그 분의 이모님이 6개월 동안 재워주셨다. 물론 무료로. 잠자리 뿐만 아니라 아침, 저녁 식사와 도움이 필요할 때도 늘 힘이 되어 주셨고, 한국말까지 가르쳐주신 분이다. 사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영어 원어민이 아니니 세명의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드릴 수 있는 것이 없는데도 오랜 기간동안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도움을 주신 분이다.

한국을 여행하며 늘 느끼는 것은 한국의 지방은 매우 매력적이다. 최근 섬진강을 따라 여행을 했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지리산에서 등산도, 익스트림 스포츠도, 패러글라이딩도 즐길 수 있고 춘천 쪽으로 가면 자연 속에서 산책도 하고 트래킹도 할 수 있다. 산에 들어가면 절, 사원을 구경할 수 있고 스쿠버 다이빙이 하고 싶으면 그 또한 즐길 수 있다. 곡성에는 옛날 기차도 있지 않은가. 음식도 훌륭하다.

하지만 이러한 매력적인 한국의 문화와 관광상품들이 한국인의 관점에서만 알려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예를 들어 한국 음식을 홍보할 때 비빔밥이나 불고기를 홍보하는데, 외국인의 관점에서는 특별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솔직히 이탈리아에서도 많이 먹기 때문이다.

대신 한정식을 처음 만났을 때엔 엄청나게 카메라 셔터를 눌렀던 기억이 있다. 반찬이 너무도 다양하고 신기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닭갈비도 마찬가지다. 테이블에 앉아서 요리하는 것은 외국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한국의 요리 중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들, 외국인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게 하는 것들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은 천혜 자연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여행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유럽사람들이 태닝(tanning)을 좋아하는데, 동해~삼척에 태닝하고 수영할 수 있는 패키지를 만들면 러시아와 유럽사람들도 좋아할 것 같다. 따뜻한 공기와 날씨, 얼마나 좋은 환경인가. 하지만 지금은 수영을 못하게 하는 곳도 있고 멀리까지 수영하고 싶지만 안전을 위해서 막아두곤 하는데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2016-2018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관광객을 좀 더 불러들일 수 있는 방법은 외국인의 관점에서의 관광상품 개발이 아닐까 싶다.

한국은 사람도, 지역도 매력이 많은 나라임이 틀림없다. 잠시 여행하러 왔다가 한국에 감동해 눌러앉는 외국인들이 많은 것이 이를 반증한다. 다만 이러한 친절한 경험과 감동이 한국을 찾는 외국인 모두가 느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이 가진 따뜻한 인정과 풍부한 관광 자원을 외국인이 공감할 수 있도록 잘 전해야 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