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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전 끝 승리…홋카이도 보선결과에 긴장하는 아베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24일 홋카이도(北海道) 보궐선거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당파라고 밝힌 73%의 유권자 다수가 자민당이 아닌 무소속 의원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비록 승리를 거뒀지만 내년 4월소비세 인상과 경기침체 장기화 등 악재로 참패할지도 모른다는 위기론이 떠오르고 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25일 아베 총리가 자민당 간부들에게 총선 준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내각의 고위 관계자는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 24일 중의원 홋카이도 5구 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의 와다 요시아키(和田義明ㆍ44) 후보는 민진당과 공산당 등 야당이 연합해 추천한 무소속 이케다 마키(池田眞紀ㆍ43) 후보를 제치고 초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당선당락이 막판까지 예측되지 않는 접전을 벌인 끝에 거둔 승리였다. 와다 후보와 이케다의 표 차이는 1만 2325표차로, 각각 13만 5842표와 12만 3517표를 얻었다. 

[자료=산케이(産經)신문]

문제는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파 유권자의 73%가 이케다 후보에게표를 던졌다는 사실이다. 홋카이도 신문은 선거구 30곳의 투표소에서 유권자 1800명을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실시한 결과, 무당파 대부분이 이케다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고 전했다.

일본 대부분의 유권자는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다. 지지(時事)통신의 4월 여론조사에서 자민공명당은 총 27%의 지지를 얻어 유권자의 지지를 가장 많이 얻는 정당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스스로를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라고 밝힌 응답자는 63.6%에 달했다. 제 1야당인 민진당의 지지율은 4.2%에 불과하다. 민진당과 공산당, 사민당과 생활당 등 모든 야당들의 지지율을 합쳐도 10%가 넘지 않는다. 하지만 무당파의 표심을 자극하면 판세는 달라질 수 있다. 민진당과 공산당, 사민당 등이 단결해 무소속의 이케다 후보를 추천한 이유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ㆍ닛케이)에 자민당의 관계자는 “구마모토(熊本) 지진 등으로 보궐선거가 크게 주목받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고 말했다. 무당파의 투표율이 높았으면 자민당이 패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민진당을 비롯한 다수의 야당은 희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야당은 이번 보선이 “참의원을 향한 야당연대의 시금석”이 됐다며 “여론 풍향이 조금이라도 바뀌면 승패가 달라질 수 있는 예측불허의 상황”이라고 낙관했다.

반면 여당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구마모토 지진 여파 속에서 아베 내각이내년 4월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지 않고 추진하겠다고 밝혀 지지율 행보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때문이다. 아베 내각의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가 최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엔고가 지속되는 등 경제에 대한 불만도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명당의 간부는 닛케이에 “아베는 지금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였다”며 “증세를 하면 하는대로 여론의 질타를 받게 될 것이며, 연기를 하면 아베노믹스 실패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홋카이도 신문 출구조사에 따르면 와다 후보는 20~40대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홋카이도 내에서 와다가 가장 많은 표심을 얻은 지역은 자위대 주둔지가 있는 치토세(千歳)시였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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