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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료 문인 선정, 최고의 시는 박형준의 ‘칠백만원’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어머니는 입버릇처럼 식구들 몰래 내게만/이불 속에 칠백만원을 넣어두셨다 하셨지/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이불속에 꿰매두었다는 칠백만원이 생각났지/어머니는 돈을 늘 어딘가에 꿰매놓았지(…) 내 사십 줄의 마지막에/장가 밑천으로 어머니가 숨겨놓은 내 칠백만원/시골집 장롱을 다 뒤져도 나오지 않는/이불 속에서 슬프게 칙칙해져 갈 만원짜리칠백 장”

시인 박형준의 ‘칠백만원’이란 시다. 이 시가 동료 문인들이 선정한 지난해 최고의 시로 꼽혔다.

칠백만원이란 구체성을 통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결핍을 그려냈다. 그의 시편은 일상 가운데서 우리가 어떻게 사람의 마음과 향기를 기억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지를 환기시킨다.

도서출판 작가는 박형준 시인의 ‘칠백만원’을 비롯, 좋은 시83편(시조 20편 포함)을 담아 ‘2016 오늘의 시’를 내놨다.

여기에는 김영재의 ‘나무들이 사는 법’(“나무가 자라면서 사이가 좁아지면/나무들은 하늘 향해 키를 조금 높인다/이웃을 밀치지 않고 사는 법을 익힌 것이다”), 맹문재의 ‘마술사 앞에서’(“내가 나의 눈을 속이니 얼마나 다행인가/나의 눈이 나에게 속으니 얼마나 다행인가”)등 다양한 시편들이 담겼다.

책에는 지난 한해 발표된 시집 가운데 ‘좋은 시집’으로 평가되는 19권의 시집도 소개해 놓았다.

‘2016 오늘의 시’는 100명의 시인, 문학평론가, 출판편집인을 추천위원으로 추대, 선정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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