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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일본 억만장자 톱10 ‘디플레 시대 승자들’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윤현종 기자]일본 억만장자들 사이에서 ‘디플레이션(물가하락) 시대와 싸운 승자들’의 기세가 거세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일본판 ‘포브스 재팬’이 최근 발표한 ‘2016년 일본 억만장자 톱 50’에 따르면, 일본인들의 가치관이 ‘절약지향’으로 변화함에 따라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한 기업 경영자들의 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가 패스트패션 대표주자 ‘유니클로’의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타다시(67ㆍ1조8419억엔)가 자산 하락 속에서도 2년 연속 억만장자 순위 1위를 지킨 한편, 교외형 매장으로 고객심리를 파고든 코스모스약품의 우노 마사테루(24위ㆍ1752억엔)와 지역상품 중심 슈퍼마켓 체인 이즈미의 야마니시 야스아키(39위ㆍ1062억엔), 일본 최대 요리 레시피 사이트 쿡패드의 사노 아키미츠(42위ㆍ994억엔)가 50위권에 신규 진입했다.

포브스는 “올해 일본 억만장자 순위에는 지난 1~2년간 붐이었던 IT(정보기술) 기반 젊은 부호들과 함께 숙련된 경영자들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며 “톱50위 부호들의 총자산은 전년대비 40억달러(2016. 3. 25 현재) 감소했지만, 중국 등 방일 관광객들의 일본내 소비 증가와 일본 기업의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및 해외 진출로 50위권 부호 절반이 순자산을 늘렸다”고 전했다.

▶톱10위권 내 한국계 2명=일본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의 덕을 톡톡히 본 사람은 다름 아닌 일본 억만장자 1위인 야나이 타다시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이다. 주가하락으로 자산이 전년보다 48억달러 하락했지만 지난해 해외 방문객의 소비증가로 국내 매출이 늘면서 일본 부호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에는 소프트뱅크의 손 마사요시(58ㆍ1조6837억엔)) 사장이 올랐다. 재일교포 3세인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는 미국 통신회사 스프린트 인수 후 재건 작업에 고전하고 있지만 지분 34%를 보유한 중국 알리바바의 상장으로 전년대비 300억엔 가량 자산이 늘었다.

3, 4위는 2014년 사장 자리를 창업가문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내줘 화제가 된 산토리 홀딩스의 사지 노부타다(70ㆍ1조3221억엔) 현 회장과 지난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키엔스의 다키자키 다케미츠(70ㆍ9379억엔) 창업주가 이름을 올렸다. 또 일본 최대 온라인쇼핑몰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51)가 자산 6441억엔으로 톱5에 들었다.

이밖에 6위와 7위에는 부동산 개발회사 모리트러스트의 모리 아키라(79ㆍ5424억엔), 기저귀ㆍ생리대 제조사 유니참의 다카하라 게이이치로(85ㆍ4746억엔)가 올랐다. 일본의 성인 대중오락으로 자리잡은 파친코 대기업 산쿄와 마루한의 대표 부스지마 구니오(91ㆍ4633억엔)와 한창우(85ㆍ4520억엔)도 각각 8위와 9위를 차지했다. 특히 한창우 대표는 경남 사천 출신으로 한국인으로서 10위권에 들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세븐일레븐 편의점으로 유명한 세븐&아이홀딩스의 이토 마사토시(91)는 보유자산 4407억엔으로 10위권에 안착했다.


▶‘뷰티 사업가’ 돈방석=일본 억만장자 50위권에 신규 진입한 부자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뷰티산업 기업가들이 대거 약진했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리스트에 처음 이름을 올린 인물 중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부호와 자산 증가율 1위인 부호가 모두 화장품ㆍ미용관련제품 기업인”이라며 “올해 일본 억만장자는 ‘사람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비즈니스였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전했다.

새롭게 50위권이 진입한 인물들 가운데 가장 자산이 많은 사람은 화장품 제조ㆍ판매업체인 ‘코세(KOSE)’를 경영하는 고바야시(小林) 가문의 3형제 카즈토시ㆍ타카오ㆍ마사노리(一俊ㆍ孝雄ㆍ正典)였다. 이들의 자산은 2373억엔으로 19위에 이름을 올렸다. 코세의 주가가 지난 1년새 50% 상승한 것이 자산상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코세는 로션 및 자외선 차단제, 세안제를 비롯한 미백 화장품 시리즈가 젊은 여성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2015년 3월기(2014년 4월~2015년 3월) 매출이 전년대비 10% 이상 증가한 17억달러를 기록했다. 2016년 3월기 매출도 20% 증가가 예상된다.

자산 증가율이 가장 높은 부호 역시 일본 화장품 업계 4위인 폴라오르비스의 최고경영자 스즈키 사토시(鈴木郷史)로 나타났다. 그의 자산은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식물성분과 유기농을 고집한 제품이 투자자와 소비자들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일본 화장품 업계는 2014년부터 화장품이 면세품 대상에 포함되면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관광청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의 75%가 일본에서 화장품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러그스토어 등을 방문해 ‘바쿠가이(폭풍쇼핑)’를 하는 중국 관광객도 눈에 띄게 늘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일본 화장품 업체는 해외사업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코세는 홍콩과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 제품을 수출해왔고, 2014년에는 미국 화장품 판매 타르트(Tarte)를 인수해 북미시장에 진출했다.

한편 폴라오르비스는 2012년 호주의 유기동 화장품 제조사 ‘줄리크’를 인수해 그 체인을 이용, 세계 20개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cheon@heraldcorp.com
그래픽. 이해나 인턴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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