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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女대통령-女부통령’탄생하나
힐러리, 민주당 후보 굳힌 가운데
러닝메이트에 워런 등 여성 거론
성차별 파괴 부각 표심이동 기대


미국 차기 행정부 1ㆍ2인자 모두 여성이 될 수 있을까?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경선은 이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쪽으로 거의 기울었다. 그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쓰게 된다. 이에 더해 ‘최초의 여성 부통령 탄생’이라는 기록도 작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보스톤 글로브는 21일(현지시간) 힐러리 캠프의 총 지휘를 맡고 있는 존 포데스타의 말을 빌려, 힐러리가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여성을 지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존 포데스타는 “우리는 방대한 (러닝메이트 후보) 목록을 검토해 좁혀나갈 것이다”라며 “목록에 여성이 포함될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여성 정치인 가운데 부통령이 될만한 자질을 갖춘 인물은 많지 않다. 보스톤 글로브는 에이미 클로부처(미네소타)ㆍ커스튼 길리브랜드(뉴욕), 패티 머레이(워싱턴) 등 여성 상원의원들의 이름을 언급하면서도, 초선 상원의원인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을 강력하게 거론했다.

워런은 하버드 로스쿨 법학 교수 출신으로 2008년 금융위기가 일어났을 때 금융구제프로그램(TARP)을 감독하는 의회 조사위원장을 역임한 것을 계기로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에도 출간된 그의 저서 ‘싸울 기회’에 따르면, 그는 당시 금융을 주무르는 은행가들과 관료들의 타락을 목도하면서 이대로 놔둬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온라인을 통해 풀뿌리 시민들로부터 조금씩 돈을 기부받아 4500만 달러라는 거액의 선거자금을 모았고, 결국 ‘월가의 황태자’라 불리는 공화당 후보 스콧 브라운을 누르고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이런 정치 이력은 ‘반(反) 월가’ 깃발을 내걸고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상당히 흡사하다. 만약 힐러리가 워런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한다면 샌더스를 지지하는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표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고, 또 경선 과정에서 분열된 당을 다시 하나로 결합시키는 데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 보스톤 글로브의 분석이다. 샌더스 지지자 중 상당수가 ‘힐러리에게는 절대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는 상황에서 워런은 힐러리에게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워런을 지명하는 것은 ‘여성’이라는 힐러리의 정체성을 더욱 확실하게 드러내는 수단도 된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유리 천장을 깨기 위한 역사적인 선택은 성별 간 차이를 부각하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나 테드 크루즈에게 염증을 느낀 중도파 여성의 표를 끌어오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잠재적인 대권 주자로까지 거론됐던 워런이 부통령에 당선된다면, 역사상 첫번째 여성 부통령이 된다. 여성 부통령 후보로는 1984년 대선 때 민주당 월터 먼데일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제럴딘 페라로가, 2008년 대선 때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새라 페일린이 뛴 적이 있었지만 모두 탈락했다.

일각에서는 힐러리가 워런을 지명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역시 나온다. 워런이 단 한번도 힐러리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적이 없는데다, 전국 무대에서 그가 얼마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증명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또 샌더스만큼이나 진보적인 성향은 공화당 쪽에 공격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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