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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제4차 산업혁명 “이번엔 다르다”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매년 초 세계 경제의 화두와 주요 어젠다를 제시해온 다보스 포럼이 올해 ‘제4차 산업혁명’을 내걸자 사람들은 의아해 했다. 이 포럼의 창립자인 클라우드 슈밥이 포럼 창립 46년 이래 과학기술 분야 주제를 주요 의제로 채택한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업체들은 이를 신호로 기다렸다는 듯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소식을 속속 전하기 시작했고, 그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이와 함께 노동력의 위기 등 인간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됐다.

4차 산업혁명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키는 것인가? 우리 삶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클라우드 슈밥의 제4차산업혁명/클라우드 슈밥 지음, 송경진 옮김/새로운현재

클라우드 슈밥이 이런 의문점을 풀어줄 ‘제4차 산업혁명’ 입문서를 냈다. 슈밥은 저서‘제4차 산업혁명’(새로운현재)에서 일부 학자들이 최근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제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하는 데 쐐기를 박고 현저히 구별되는 제4차 산업혁명의 특징을 제시한다.

그가 제시하는 근거는 속도, 범위와 깊이, 시스템의 차이다. 즉 2~3차 산업혁명의 선형적 속도가 아닌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전개되고 있으며, 디지털혁명을 기반으로 다양한 과학기술을 융합해 개개인뿐 아니라 경제, 기업, 사회 전반에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국가간, 기업간, 산업간 그리고 사회 전체 시스템의 변화를 초래한다. 한 마디로 ‘이번은 다르다’는 것이다.

슈밥은 이 책에서 제4차 산업을 이끄는 기술, 즉 무인운송수단, 3D프린팅, 신소재, 로봇공학, 유전공학 등 메가트렌드들을 먼저 소개하고, 이런 기술혁명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경제, 기업, 국가, 세계, 사회, 개인 등 각 부문별로 집중적으로 다룬다.

예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시대에 들어선 상황에서 제4차 산업혁명이 생산성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인풋(input)과 아웃풋(output)을 측정해 생산성을 파악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또 과중한 부채와 고령화사회와 같은 구조적 요소와 새로운 플랫폼과 온디맨드 경제의 시스템적 요소의 결합으로 그간의 경제논리를 재정립해야 해야 한다는 것.

저자는 특히 새 시대가 가져올 다양하고 강력한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기업은 자신의 운영 모델에 대해 다시 한번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책입안자들과 규제기관의 경우, 소비자와 공공의 이익을 함께 지키면서 기술발전을 지원하는 민첩한 통치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노동의 패러다임 변화는 우려가 많다. 가상의 휴먼클라우드를 통해 일과 사람이 건별 거래되는 온디맨드 경제가 초래할 불안요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규제없는 가상의 노동착취상황 속에서 하루 하루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자리를 전전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대부분이 빈곤으로 떨어진다면 제4차 산업혁명은 재앙일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화하는 노동력과 진화하는 노동의 본질에 걸맞는 새로운 형식의 사회계약과 근로계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는 노동시장의 성장을 저해하지 않고 노동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할 수 있는 선택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휴먼 클라우드가 노동력 착취로 이어지지 않도록 감시해야 함을 의미한다.

슈밥은 혁명의 결과가 초래할 불평등과 불공정에 대해서도 짚었다. 소비자에게 엄청난 혜택을 제공하지만 디지털 기업의 플랫폼효과로 가치가 집중되는 결과를 초래하는게 문제다. 소수에게 집중되는 걸 막고 균형을 이루는 방법을 찾는게 과제라고 말한다.

이 책은 2015년 말 내한했던 슈밥이 카이스트(KAIST) 학생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고민하며 준비했던 원고에서 시작됐다, 당시 원고의 주제는 ‘인류 사회에 미치는 파괴적 혁신의 영향력’이었다. 그는 인류가 직면한 이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은 더이상 각계각층의 지도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지역적, 국가적,초국가적 차원의 지속적인 협력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의 전망은 조심스럽지만 기대를 담고 있다.

인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인간에게 힘을 실어주는 새로운 과학기술은 결국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메시지다.

“제4차 산업혁명은 인류를 로봇화하여 일과 공동체, 가족, 그리고 정체성과 같은 우리 삶에 의미를 주는 전통적인 가치를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다. 아니면 공동운명체 의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공동의 윤리의식의 세계로 인류의 수준을 높이는 데 제 4차 산업혁명을 활용할 수도 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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