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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마모토 강진] 그 많던 구호물자는 어디로 갔을까?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현청 앞에는 구호물자가 지천으로 깔렸는데 피난민들은 전달이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아베 신조(安倍 晋三) 내각의 재난콘트롤 타워인 ‘재해대책본부’에서 17일~19일 간 90만명 분(10만명에 3일 간 배부)의 식량을 전달했다. 현 정부와 민간업체도 구호물자를 조달하고 있지만 피난민들은 구호물자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구마모토 현에 따르면 현 내 재난대피소는 총 2180곳에 달한다. 현 정부의 인력으로는 지정대피소에 있는 피난민에 구호물을 제 시간에 전달하기가 어려웠다. 구호물자가 1시간 동안 배부되지 못한 채 방치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사진=NHK 방송]
구마모토 현과 오이타 현 내 대피소 [자료=구글 맵 서비스]

의자로 물과 빵을 호소하는 ‘SOS’ 신호를 보낸 고쿠후(國府) 고등학교도 지정대피소였지만 지진 발생 하루가 지난 17일 오후까지 구호물자를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이에 재해대책본부 피난민 생활 지원팀은 관련 부처 공무원들을 파견해 구호물자 전달에 협조할 것을 지시했다. 또, 자위대가 직접 구호물자를 지정 대피소에 조달하도록 했다.

14일 6.5도 지진이 구마모토를 강타하고 뒤 이어 16일 본진(本震)인 7.3도 지진이 발생해하면서 자동차와 비지정 학교 등 임의의 장소에서 대피 중인 현민들이 크게 늘었다. 피난민 집계에 어려움이 발생하면서 자연스럽게 구호물자 배부에도 차질이 생겼다.

현 정부는 현청 등 지정 구역에서 임의로 피난 중인 사람들에게 구호물을 전달했다. 하지만 구호물을 배포하는 장소가 어디인지 모르면 구호물을 조달받기가 어렵다. 때문에 재해대책본부는 대피소에 구호물자를 직접 전달하는 업무를 자위대가, 외부 매장 등 구호물자를 배부하는 업무는 현 청과 구마모토 시 등 지자체가 맡도록 했다. 일본 방위성은 19일 자위대가 비축한 2만 7000끼와 2리터 생수 6만 6000개를 구마모토 현 대피소에 직접 차량으로 운반해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공자위대도 파악된 임의의 대피소 등에 구호물자를 직접 전달하기로 했다.

중앙 정부와 현 지자체 간의 소통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여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보니 현 지자체에서는 식량과 물, 기저귀와 생리대 이외의 생필품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 역시 배급목록을 중앙정부로부터 전달받지 못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에 따르면 재해대책본부는 기존 구호물자에 담요와 물티슈 등을 추가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중앙 정부가 현 정부 외에도 대피소의 피난민들로부터 직접 필요 물자에 대한 정보를 전달받아 배급목록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대형 편의점과 슈퍼매장 등은 구마모토 현ㆍ시와 체결한 물자공급 협정에 따라 생수와 식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도 피난 시 필요한 텐트와 생필품을 현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 물류회사와 통신업체들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섰다. NHK 방송은 20일 오전 기준 구마모토 현내 피난민이 총 12만 4000여 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오이타(大分) 현에는 1700여 명이 대피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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