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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스피싱 '검찰청' 사칭 대신 '대출권유 사기' 급증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현재 사용 중이신 고금리 대출을 저희 쪽으로 대환을 원하시면 제가 외부 업체를 통해서 신용등급을 2단계 올려서 대출을 해드릴께요“

검찰청이나 금융감독원 등 국가 기관을 사칭했던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의 수법이 쉽게 많은 돈을 빌릴 수 있게 해주겠다는‘대출사기형’으로 바뀌고 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3월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3680건 중 대출사기형은 2932건으로 전체의 79.7%을 차지해 기관을 사칭한 748건(20.3%)를 압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6077건 중 기관사칭형이 2451건(40.3%), 대출사기형이 3626건(59.7%)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보이스피싱의 대세가 대출 사기형으로 전환된 셈.

미리 입수한 개인정보를 보고 은행ㆍ캐피탈 등 대부업체를 사칭해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꾀어 수수료 등 명목으로 돈을 받아챙기는 형태를 ‘대출가시형’ 보이스 피싱으로 분류한다.

이들은 대출을 찾는 사람들에게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이 어려우니 편법으로 등급을 상향하려면 수백만 원의 신용관리금이 필요하다고 속여 돈을 입금받았다. 실제로 이들에게서 대출을 받으려고 다른 캐피털에서 700만∼800만원을 빌려 신용관리금을 입금한 피해 사례도 속출했다.

대출사기형은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을 골라 이들의 대출 신청 정보를 기반으로 유혹하기 때문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이 많다.

금융권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고자 100만원 이상 이체를 하면 30분간 인출이 지연되도록 한 ‘지연인출제’를 도입했지만 대출사기형의 경우 피해자가 2∼3일간 대출금이 입금되기를 기다린 이후에야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때문에 속수무책.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의 피해자를 분석한 결과 남성 피해자가 59.6%로 여성(40.4%)보다 많아 기관사칭형(남성 29.9%·여성 70.1%)과 차이를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40대(31.4%)ㆍ30대(25.2%)ㆍ50대(24.8%) 등 주요 경제활동 연령층이 많아 20대(32.1%)와 30대(24.5%)가 다수인 기관사칭형과 대조적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회사에서 전화·문자로 대출을 권유하는 경우는 일단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하고 해당 금융사 대표번호로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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