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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그리 드라이버 리포트] ‘난폭운전이 이해 안된다’는 당신도 혹시?…
경찰 ‘자기진단 리스트’ 공개

운전중 공격 성향 27항목 체크
잠재적 공격성 70점 이상이면
보복·난폭운전 이어질 가능성

경찰청이 개발 중인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는 다양한 운전 상황에서 경험하는 분노를 확인하는 ‘운전분노 경험척도’ 32개 항목과 외부 자극에 대해 표출되는 공격성을 확인하는 ‘공격성 설문(Aggresion Questionaire)’ 27개 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 ‘공격성 설문’ 27개 항목은 이미 심리학계에서 오랜 기간 개인의 공격성을 확인하는 진단 도구로 그 적합성이 임상적으로 검증된 상태다.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의 공격성 설문 항목은 교통 체증으로 짜증이 나고 갑자기 끼어드는 얌체 운전자 때문에 화가 나는 상황 등을 떠올리며 27개 설문 항목에 답하면서 자신의 잠재된 공격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설문 항목은 각각 ▷신체적 공격성 ▷언어적 공격성 ▷분노감 ▷적대감을 확인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매우 많이 그렇다’ 등 답변에 따라 1~5점이 매겨진다. 총 합계 점수가 높을수록 운전 중 공격성을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경험적 분석에 따르면 일반인들은 최대 135점 중 평균 68.17점의 공격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스로 설문에 답해본 결과 70점 이상이 나오면 잠재된 공격 성향이 도로 위에서 보복ㆍ난폭 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평균 이상이라고 여겨도 된다.

100% 완성된 상태는 아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분노 경험척도는 설문 항목은 모두 작성됐지만 아직 임상적으로 적합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며 “2~3개월 내 임상 테스트를 거쳐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를 완성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청이 보복ㆍ난폭 운전을 줄이기 위해 이처럼 자가진단테스트까지 개발하는 것은 운전자들의 심리 상태가 운전 행태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보복ㆍ난폭운전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 결과 보복 운전과 난폭 운전 가해자의 10명 중 6명은 전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3명은 전과 3범 이상이었으며 1명은 전과 7범 이상이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범죄을 야기하는 개인의 분노나 그로 인한 외향적 공격 성향이 보복ㆍ난폭 운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인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사람이 시간에 대한 압박을 받으면서 운전을 할 경우 상대방 운전자에 대한 공격성향이 강하게 표출된다는 것이다.

특히 심리학계와 정신의학계는 공격적 충동이 조절되지 않아 심각한 파괴적 행동으로 나타나는 분노 조절장애(IED)나 강한 애정과 분노가 교차하는 불안정한 대인 관계가 특징인 경계선 성격장애(BPD), 특권의식을 가지고 타인을 착취하거나 오만한 행동을 나타내는 자기애적 성격장애(NPD)와 같은 정신 장애가 보복ㆍ난폭 운전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경찰은 진단 테스트를 통해 실제 보복ㆍ난폭 운전자들의 심리적 특성을 확인하고 공격 성향이 확인된 적발자에 대해서는 심리치료를 위해 관련 의료 및 상담 기관을 연계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대만 잡으면 핏대를 올리는 운전문화가 ‘그런거지 뭐’ 식으로 지나갈게 아니라, 사회악으로 보고 이를 개선하려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에서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를 개발했고, 완성시킬 것”이라고 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운전대만 잡으면 얌전한 사람도 사나운 맹수로 돌변한다.”

흔히 하는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평소 욕을 잘 하지 않던 사람도 운전 중에는 상대 운전자에게 목소리를 높이며 욕설을 하는 경우가 흔하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약간의 자조섞인 문화가 퍼진 탓이다. 과속이나 급차선변경 등 난폭 운전이나 보복운전 역시 운전자들의 난폭한 언행 때문에 발생하곤 한다. 평소엔 너그럽다가도, 운전대만 잡으면 돌변하는 성향은 한국 운전문화의 고질병이다.

경찰이 이같은 운전자들의 ‘돌변’의 원인을 찾기 위해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있어 주목된다. 설문 점수가 70점 이상 나올 경우 스스로 보복ㆍ난폭 운전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는 게 경찰의 경고다.

경찰은 현재 개발중인 운전 중 분노ㆍ공격 성향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중 임상적 효과가 확인된 공격 성향 진단 항목을 19일 공개했다.

이 자기진단 리스트를 활용하면 자신의 운전 성향과 공격성, 잠재된 보복운전 기질을 확인할 수 있어 난폭운전을 자제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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