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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그리 드라이버 리포트] 상대 운전자가 화난 얼굴로 내렸다면…무조건 무대응…다음은 블랙박스 영상
베테랑 교통경찰들의 조언


#. 지난 2월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은 강릉시 옥계면에서 양양방면으로 가는 동해고속도로 위에서 수차례 보복운전을 한 혐의(특수협박 등)로 기소된 윤모(30) 씨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윤 씨는 김모(53) 씨가 운전하는 트레일러 차량이 자신의 앞쪽에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했다는 이유로 화가 나 김 씨의 앞으로 끼어들어 여러차례 급정거를 하는 등 위협했다.

보복운전 리스크에 시달리는 시대다. 도로 상에선 혹시 누가 핏대운전을 하고, 내게 피해를 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실제 전국적으로 하루에 80여건이 넘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는 등 해가 갈수록 도로 위 ‘보복운전(road rage)’은 급증세다. 보복운전에서 비롯된 과격한 폭행ㆍ상해 사건도 빈발하며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그렇다면 보복운전을 어떻게 피할 수 있으며, 혹시라도 보복운전을 당했을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일선에서 있는 베테랑 교통 경찰들은 보복운전을 당해도 무리하게 대응하지 말라고 한결같이 말한다. 격한 감정으로 대처하면 네 잘못 내 잘못을 떠나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일선서 교통조사계장은 19일 “보복운전 유형 중 가장 많은 것은 끼어들기”라며 “끼어들 때 점멸등을 켜고 들어오면 괜찮은데, 갑자기 끼어드니 뒷차 입장에선 기분이 상하면서 그때부터 보복운전이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일선서 교통조사계 팀장은 “보복운전에는 사실 피해자들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며 “본인이 무리하게 뛰어들어서 뒷차량 운전자를 화나게 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귀띔했다.

일선서 교통조사계 경찰들은 일단 보복운전이 일어나더라도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자칫 대형사건ㆍ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구로경찰서 교통조사계의 A 경찰은 “보복운전 발생시 차 밖으로 나오지 말고 우선은 도로교통법을 준수하며 갈 길을 가는 게 바람직하다”며 “자칫 상황이 악화될 경우엔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충고했다.

영등포서 교통조사계의 B 경찰도 “대응하면 계속 달려들기 때문에 ‘무대응’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면서 “일관되게 무대응으로 유지하며 블랙박스를 확보한 뒤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다.

만일 차량에 블랙박스가 없다면 주변의 다른 차량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피해자 본인의 진술만으론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변 도움이 필요하다. B 경찰은 “주변 차량에 양해를 구하고 블랙박스 영상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주변 목격자들의 진술이라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교통조사계 경찰들은 “난폭ㆍ보복운전을 줄이기 위해선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며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가급적 무리한 끼어들기는 삼갈 것 ▷끼어들더라도 비상등을 켜거나 수신호로 미리 양해를 구할 것 등을 주문했다.

한편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난폭운전의 범죄동기로 ‘약속시간에 늦는 등 개인적 사정에 의한 급한 용무’를 가장 많이꼽았다. 감정이 초조하고 예민해진 상황에서 보복이나 난폭운전을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에서 차선 양보 등 건전한 교통문화가 확산될때 이같은 사고를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박혜림·구민정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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