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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대전화로 부모께 유서ㆍ탁자 때문에 구사일생…日지진 뭉클한 사연들
[헤럴드경제]“몸이 끼어 움직일 수 없었지만, 밖에서 들리는 친구 목소리가 격려가 됐습니다” 연쇄 지진이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을 강타한 가운데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몸부림친 이들의 사연이 일본 언론을 통해 속속 공개됐다.

도카이(東海)대 농학부 3학년 와시즈 도모유키(鷲頭朋之ㆍ22) 씨는 16일 오전 발생한 규모 7.3의 강진에 무너진 구마모토현 미나미아소무라(南阿蘇村)의 아파트에서 천장과 바닥 사이에 끼었다가 구출됐다.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그는 시간이 지나며 천장이 점점 내려앉자 손에 쥐고 있던 휴대전화로 부모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유서를 썼다.

탈출한 친구들의 목소리는 공포심을 이기는 원동력이 됐고 그는 결국 극적으로 구출됐다.

이 건물에 사는 많은 이들의 생사는 작은 차이로 엇갈렸다.

한 중국인 유학생(19)은 갑자기 바닥이 뜯어지고 천장이 내려앉았는데 고타쓰(난방장치가 달린 일본식 탁자)가 천장을 떠받쳐서 틈이 생긴 덕분에 겨우 탈출에 성공했다.

도카이대 3학년 마쓰모토 마키(松本眞希ㆍ20) 씨는 잠을 자던 중 강한 흔들림에 잠에서 깨 탈출하려고 했으나 벽이 넘어진 가운데 몸이 끼어서 나가지 못했다. 3시간이 지난 후 지인이 전기톱을 들고 달려와 몸이 빠져나갈 공간을 만들어 그를 구출했다고 도쿄신문이 전했다.

이 아파트에서는 필사적으로 소리를 지르거나 벽을 두드려 구조된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와키 시호미(脇志朋彌ㆍ21) 씨 등 잔해에 깔려 빠져나가지 못한 2명은 유명을 달리했다.

우치무라 무네하루(內村宗春ㆍ83) 씨는 초기의 지진을 본 지진으로 여겼다가 변을 당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14일 오후 발생한 규모 6.5의 지진에 구마모토현 마시키마치(益城町)에 있는 우치무라 씨의 집은 별로 부서지지 않았다.

그는 102세인 어머니가 피난소 생활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 피난소로 이동하지 않았다.

그는 “남은 것은 여진뿐이므로 괜찮다”고 말하기도 했으나 나중에 더 강력한 지진이 발생해 집이 무너지면서 목숨을 잃었다.

기상청을 비롯한 대부분 전문가의 예상을 깨고 16일 오전 1시 25분께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해 인명 피해가 늘어났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이 지진이 한 차례 이미 강진을 겪고 집으로 돌아와 정리 작업을 하던 사람들을 덮쳤고 이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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