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미국 법무부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특수 핵물질을 생산하려는 음모를 꾸민 미국인 핵 엔지니어인 쑤슝 호 씨와 중국 국영 원자력발전 회사인 중국일반원자력그룹(CGN)을 기소했다.

중국계 미국인인 호 씨와 이 회사는 테네시 주 동부법원에 두 가지 혐의로 기소됐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회사와 호 씨는 1997년부터 지난달까지 핵 원자로 부품을 설계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미국 전문가 두 명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기술지원을 받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호 씨는 이들 전문가에게 중국에서 특수 핵물질을 개발ㆍ생산하는 데 기술적 지원을 제공하는 대가로 각각 2만2698달러와 1만5550달러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 씨는 또 2009년 10월을 전후해 “중국 정부에 예산이 있다”며 이들 전문가를 고용하려고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호 씨는 이 회사의 선임연구원으로 고용된 동시에 고향인 델라웨어 주 윌밍턴에 위치한 ‘에너지 기술 인터내셔널’의 대표를 맡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 국가안보팀의 마이클 스타인바흐 팀장은 성명에서 “이번 체포와 기소는 미국의 핵 커뮤니티에 외국 업체들이 정보를 노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줄 것”이라며 “미국은 모든 공권력 집행수단을 이용해 미국의 핵기술을 훔치려는 자들을 제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 씨의 경우 최대 종신형과 25만 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미 법무부는 또 항공 및 군사용으로 쓰이는 고성능 탄소섬유를 중국에 불법으로수출하려던 중국인 쑨푸이(52) 씨를 기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쑨 씨는 엄격한 수출통제 품목인 탄소섬유 두 케이스를 아무 표시도 안 된 상자에 담아 ‘중국군 앞으로 선적해달라’는 말과 함께 수만 달러를 비밀 단속반원들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FBI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산업 스파이 사건은 53% 증가했으며 이중 상당수가 중국인과 관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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