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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OOC]그 많던 선거 현수막은 어디로 갈까?
[HOOC=서상범 기자]16년만의 여소야대(與小野大)를 만들어낸 제 20대 총선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당선자와 낙선자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승자는 여의도로, 패자는 권토중래를 노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승자와 패자 모두 공통으로 남은 과제가 있습니다. 바로 선거기간 내내 자신들을 홍보하기 위해 사용했던 홍보 현수막의 철거입니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 홍보 현수막은 선거운동기간 개시일부터 게시할 수 있으며 선거일 후에는 후보자 측이 지체없이 철거하여야 합니다.

즉 당선 사례에 관한 현수막을 제외하고는 당선자와 낙선자 측의 모든 선거 홍보 현수막을 즉시 철거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 사용된 현수막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요? 우선 지난 19대 총선을 기준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당시 19대 총선에서는 총 1092명(보궐선거 후보 포함)이 출마해 약 1만4000여개의 현수막이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무게로 환산하면 약 21톤에 달하는 분량이죠.

올해 20대 총선은 총 944명의 지역구 후보(비례대표는 현수막을 사용하지 않음)가 출마했고, 정당 차원의 현수막까지 사용된 것을 감안하면 지난 총선과 비슷한 수준의 폐현수막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선거 현수막의 처리 과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선거 후보자가 우선적으로 처리하도록 돼있는만큼, 현수막의 처리 역시 후보자가 자비를 들여 처리해야 합니다.

폐현수막의 처리 비용은 평균적으로 개당 2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만약 후보자가 회수하지 않는 경우에는 각 지방자치구가 회수를 한 후 해당 후보자에게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죠. 
사진=중랑구청

문제는 이 현수막이 얼마든지 재활용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괄적으로 소각하거나 매립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현행법상 현수막은 천을 제외한 다른 소재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현수막을 활용한 재생 생활용품 등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 터치포굿이란 사회적 기업은 버려지는 선거용 현수막을 후보자들에게 기증받아 에코백 등 생활용품으로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처리업체에 맡기는 후보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또 지자체가 철거하는 경우에도 각 지자체마다 처리하는 방법이 달라 재활용되는 사례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서울시의 경우는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각 자치구별 현수막 재활용 여부를 점검하는 등 현수막 재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수거된 현수막은 서울시와 협약을 맺은 사회적 기업에 기부해 에코백 등으로 재활용해오고 있죠.

올해도 서울시는 20대 총선에 사용된 현수막들을 재활용할 방침입니다. 
사회적 기업 터치포유가 폐현수막 등을 활용해 만든 생활용품(사진=터치포유 홈페이지 캡쳐)

하지만 이 부분이 각 지자체의 재량에 맡겨져있다보니, 자치단체장의 의지와 정책에 따라 그냥 버려지는 현수막들이 많은 실정입니다.

터치포굿 측은 “선거 홍보현수막을 소각ㆍ매립하는 것은 환경오염과 자원낭비의 주범”이라며 “현수막을 쓰레기로 취급하지 않고 자신이 사용한 것은 책임진다는 태도와 환경 문제를 한번 생각해 보는 차원에서라도 현수막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 후보자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밝혔습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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