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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나마 페이퍼, 영국 짓누른다...영연방 곳곳이 검은돈 안식처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파나마 페이퍼’ 파문으로 특히 곤혹스러운 국가는 ‘영국’이다. 문건에 따르면 버진 아일랜드를 비롯한 영국령 곳곳이 유령 회사 설립에 다수 활용된 데다 런던 부동산에는 세계 주요 인사들의 검은 돈이 대거 몰려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국은 투명성 제고를 위해 적극 나서라는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영국은 파나마 페이퍼 공개로 탈세와 검은 돈 숨기기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포브스는 ‘모색 폰세카’가 업무를 봤던 21만4488곳의 회사 중 절반 이상인 11만3648곳의 회사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영국령 앙귈라에도 3253곳, 영국에도 148곳의 유령 회사가 설립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력 인사들의 검은 돈은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런던의 부동산으로 대거 몰렸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모색 폰세카를 통해 설립된 해외 페이퍼 컴퍼니 2800곳은 영국에서 지난 2014년 이후에만 6000건이 넘는 부동산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자금은 약 70억파운드(약 11조4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게티이미지

고객의 일부인 셰이크 칼리파 빈자예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은 런던 중심가에 12억파운드(약 2조원)에 달하는 10여곳의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은 두딸은 런던 북부의 명소 햄스테드 히스 근처에 1700만파운드(약 278억원)짜리 저택을 소유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하이트파크 인근의 럭셔리 펜트하우스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딸 ‘미리암 사프다르’ 명의로 설립한 역외기업 두 곳을 통해 하이드파크에 인접한 아파트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영국이 해외 영토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영국 내에서도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제레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는 BBC 인터뷰에서 “해외 영토는 자치령이기 이전에 영국령이다”며 “이들 또한 영국의 조세법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의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 마련에 동참하라는 압박도 강해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U는 자체적으로 조세피난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려 시도해 왔으나 영국은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과거에는 우리의 어젠다에 회원국들의 충분한 지지가 뒤따라주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회원국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제 이것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의무다”고 말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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