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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세회피처가 뭐길래 ③]파나마 페이퍼 줄줄이 엮인 은행들, 수사 가능성에 초긴장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모색 폰세카’ 문건 공개 파문으로 유력 은행들도 조사를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문건에 따르면 HSBC 등 유력 은행들도 유령 회사 설립에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명 ‘파나마 페이퍼’가 정계뿐만 아니라 금융계까지 뒤흔들고 있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미 영국에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은행들의 책임을 분명히 밝히고, 불법 행위가 있었을 경우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마크 가니어 보수당 하원의원은 “은행들이 유령 회사를 설립해 고객들의 탈세를 도왔다면, 이는 반드시 단속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규제 당국의 강도 높은 조사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법률회사 폴리&라드너의 크리스토퍼 스위프트는 “이런 규모, 유형의 사건은 야망있는 미국 검사들에게 커리어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어떤 은행이든 자신들이 관여한 절차를 통해 돈 세탁이 이뤄졌을 경우 이러한 가능성을 제대로 확인하고 막지 않았다면 수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금융서비스대학의 피터 한 교수는 “유력 은행의 최고경영자들은 적법성이나 발생 시기와 관계없이 그들의 조직이 이런 거래에 관여했는지를 우려하며 힘든 밤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회피 및 불법행위와 관련된 은행과 기업들은 인사조치 외에도 벌금 부과 등 금전적 피해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글로벌 은행권의 불완전상품 판매, 외환 및 채권시장 조작 등으로 벌금ㆍ합의금의 금전적 피해가 큰 상황에서 이번 조사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글로벌 금융권을 강타할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대 글로벌 은행들의 규제 위반 관련 비용은 2350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HSBC와 크레디트 스위스, UBS 등은 공개된 문건과 관련해 범법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따가운 눈초리는 피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탐사보도협회(ICIJ)에 따르면 모색 폰세카가 수백개의 외국 은행 고객들을 대신해 설립해준 1만5600개의 유령 회사 가운데 2300여개에 HSBC은행과 그 자회사들이 관여된 것으로 드러났다.

ICIJ는 HSBC를 포함해 500개가 넘은 외국 은행들이 1997년부터 2015년말까지 모색 폰세카에 고객을 위한 유령 회사 설립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스위스의 양대 은행인 크레딧스위스(CS)와 UBS,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 영국의 쿠츠 은행 등도 문건에 이름을 올렸다.

거액의 벌금을 물었던 전력이 있는 은행들은 긴장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HSBC가 2012년 미국 법무부와 기소 유예에 합의하면서 돈세탁 방지를 포함한 미국의 법률을 위반한 사실을 시인하고 19억달러를 물은 전례가 있기 때문에 폭로된 자료가 곤혹스러울 수도 있다고 전했다. 크레딧스위스와 UBS도 상황이 비슷하다. UBS는 지난해 리보(LIBOR) 금리 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발각됐고 크레디트 스위스는 2014년 미국 시민권자들의 탈세에 협조한 혐의로 기소됐고 혐의를 인정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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